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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록의 마지막 황금기 오아시스를 기억하라

등록 2016-11-10 16:10

24일 음악 다큐 <슈퍼소닉> 개봉
갤러거 형제 밴드 초기 3년 기록
영화의 중심을 이루는 1996년 냅워스 공연때 무대에 선 리암 갤러거. 씨네룩스 제공
영화의 중심을 이루는 1996년 냅워스 공연때 무대에 선 리암 갤러거. 씨네룩스 제공

1994년 영국 맨체스터 공영주택 단지에 살던 형제가 밴드 오아시스를 만들고 <슈퍼소닉>이라는 싱글 음반을 냈다. 그때부터 2009년까지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는 영국 모던록 영광의 정점에 있었다. 오아시스가 낸 정규앨범 7장은 전 세계적으로 7천만장 넘게 팔렸으며, 7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는 26개국서 115회 공연을 열어 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때까지 영국 밴드 공연 중 최고 흥행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996년 넵어스에서 열린 공연 당시 260만명이 예매를 시도했고, 25만명의 관객들이 왔다. “너무 일이 커져버렸다는 생각에 겁이 났어.” 노엘 갤러거는 그때 그들이 느꼈던 현기증을 이렇게 고백한다. 밴드 오아시스 영광의 순간을 담은 영화 <슈퍼소닉>이 24일 개봉한다.

그러나 영화는 밴드의 위대한 성공담만은 아니다. 갤러거 형제의 긴장과 갈등이 중심에 있다. “오아시스 최대 강점은 동생과 나의 관계였어. 그 때문에 밴드가 끝장나기도 했지만.” 노엘의 말처럼 2009년 갈등이 격화되면서 밴드는 해체됐다. 영화에서는 노엘과 리암의 음성이 오아시스 초반 3년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물론 따로따로 인터뷰해 녹음했지만 마치 형제가 나란히 앉아 해설하는 느낌이 들도록 편집했으며 서로 너무나 다른 두 형제의 긴장 관계를 동력삼아 폭발적으로 성장해온 오아시스를 들여다본다.

따지고 보면 이 모순과 긴장이 오아시스의 시작이었다. 꿈꾸는 듯한 음악과 서정적인 가사를 만드는 노엘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가 “퇴물들이 신예에게 상을 줄 순 없다”고 내뱉고 내려와버리는 독설가다. “엄마를 때리곤 했던 아버지와 나 자신의 인생 자체에 화가 나 있었고 그 분노를 노래로 표출했다”는 리암은, 그러나 마이크 앞에서는 특유의 목을 길게 뺀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세로 노래했다. 오아시스 멤버들의 온갖 인간적인 약점과 험한 말들은 그들이 일단 연주를 시작하면 아름답게 녹아버린다.

<슈퍼소닉>은 의절한 갤러거 형제를 각각 인터뷰해서 형제의 긴장과 갈등을 이야기의 줄기로 삼은 독특한 음악 다큐멘터리다. 씨네룩스 제공
<슈퍼소닉>은 의절한 갤러거 형제를 각각 인터뷰해서 형제의 긴장과 갈등을 이야기의 줄기로 삼은 독특한 음악 다큐멘터리다. 씨네룩스 제공
이 솔직하고 적나라한 다큐멘터리는 주인공이 갤러거 형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에서도 그들은 음악인으로서의 신화를 포장하거나 위선을 떠느니, 자신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욕하고, 또 사랑하는 쪽을 택한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2006), <섹스 앤 드러그 앤 로큰롤>(2010) 등을 만들었던 맷 화이트크로스 감독은 오아시스의 오래된 자료 화면뿐 아니라 그들의 옛사진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넣어 좌충우돌하며 건들거리는 형제의 캐릭터를 살린다.

“우리는 최고이자 최후의 밴드였어.” 영화의 말미쯤에서 노엘 갤러거는 이렇게 말한다. <슈퍼소닉>은 음악이 비즈니스 산업에 스며들어 개성과 열정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직전의 시대를 비추는 다큐멘터리기도 하다. 넵워스 공연 20주년을 기념해 영국에서는 10월7일부터 상영을 시작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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