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애니메이션 <그린 라이트>가 지난 20일 막을 내린 포일(Foyle)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베스트 애니메이션’ 상을 받았다. 매년 11월 북아일랜드 데리시에서 열리는 포일 영화제는 아카데미 계열 영화제로 여기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이 이듬해 오스카상을 받는 경우가 많아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스카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5분 길이 입체애니메이션 <그린 라이트>는 핵전쟁 뒤 폐허로 변한 세상에서 한 소녀가 살상무기로 사용됐던 고장난 로봇 엠(M)626을 고쳐주면서 로봇과 소녀 사이 우정의 싹이 튼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새너제이(산호세) 국제단편영화제에서도 베스트 애니메이션 상을 받았으며 엘에이 단편영화제와 컴퓨터 그래픽 관련 최대 행사인 2016년 시그라프(SIGGRAPH)에서도 상영되는 등 특히 기술력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영화를 만든 김성민 감독은 영화 <명량> <리턴투베이스> <서유기> 등의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영화 총제작을 맡은 석혜정 아주대 교수(미디어학과)는 “<그린 라이트>는 장편영화를 만들기 위해 제작했던, 스토리텔링을 갖춘 애니메이션으로 그동안 예술성 강한 애니메이션들이 해외 영화제 눈에 띄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기술성과 대중성을 내세운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상은 드물었다. 특히 신진 감독들의 국제 발탁 무대인 포일과 엘에이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