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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같은 인생, 영화가 되다

등록 2017-01-25 10:59수정 2017-01-25 11:04

<재키> <스노든> <라이언> 등
극장가 찾는 실제 인물 전기영화
어떤 사람의 삶은 영화가 된다. 존 에프 케네디 암살 직후 재클린 케네디를 그린 영화 <재키>(1월25일 개봉), 미국 국가안보국의 감청 사실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이야기 <스노든>(25일), 25년 만에 집을 찾아 돌아간 청년 사루 브리얼리의 이야기 <라이언>(2월1일) 등은 실제로 있었던 누군가의 삶이 재료가 된 영화들이다. <재키>는 73회 베네치아(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고 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라이언>도 골든글로브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962년 백악관에서 촬영한 재클린 케네디의 모습(왼쪽)과 내털리 포트만이 연기하는 영화 <재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1962년 백악관에서 촬영한 재클린 케네디의 모습(왼쪽)과 내털리 포트만이 연기하는 영화 <재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 혼자 백악관에 남겨진 ‘재키’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죠. 심지어 미국의 대통령까지도 가지고 있잖아요.” 1960년 31살의 나이로 백악관에 들어온 재클린 케네디를 두고 백악관 비서가 했던 말이다. 미국의 워너비였던 재클린의 삶은 누군가가 쏜 총탄에 남편이 숨지면서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그러나 재클린은 남편의 죽음 뒤에도 계속해서 대중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가 피로 얼룩진 분홍색 투피스를 입고 린든 존슨의 대통령직 취임식에 참석한 장면, 남편의 관에 입 맞추던 모습, 장례식 때 검은 베일을 두르고 걸어가는 모습 등은 숨진 대통령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일깨우며 당시 워싱턴 정가를 압도했다. <재키>는 케네디 대통령이 댈러스에서 암살당한 1963년 11월22일 낮 12시30분부터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힌 25일까지, 세계를 놀라게 한 4일을 재클린의 시선으로 쫓아간다.

우아하고도 불안하다. 내털리 포트먼이 연기하는 재키는 자신이 대중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실제 자신 사이에서 슬픔과 불안으로 떨리는 인물이다. 포트먼은 당시 재클린 케네디가 직접 출연해 1962년 밸런타인데이에 방영되면서 5600만명이 시청했던 티브이쇼 <존 에프 케네디의 부인과 함께하는 백악관 투어>를 재현했다. 영화는 아빠 잃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대중 앞에 서서 정적들을 제압하는 재클린의 빈틈없는 얼굴 사이로 분노와 슬픔을 불쑥불쑥 드러냄으로써 모순되고 이중적인 이미지의 재키를 만들어낸다.

다큐멘터리 <시티즌포> 속 스노든의 실제 모습과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스노든>. 리틀빅픽처스, 에스디시코리아콘텐숍 제공
다큐멘터리 <시티즌포> 속 스노든의 실제 모습과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한 <스노든>. 리틀빅픽처스, 에스디시코리아콘텐숍 제공
■ 세계를 움직인 내부고발자 ‘스노든’ 에드워드 스노든도 책과 영화로 거듭 다시금 불리는 이름이다. 2015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시티즌포>(감독 로라 포이트러스)에 이어 이번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스노든>이 찾아왔다. <시티즌포>는 2013년 6월4일 스노든이 홍콩의 한 호텔방에서 <가디언> 기자에게 미국이 전세계를 감청, 감시해왔다는 폭로를 쏟아내는 모습을 직접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스노든>은 혼자서 미국 국가안보국의 감시 실태를 고스란히 폭로하고 이 폭로가 헛되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계획을 세워 실천한 29살의 청년을 그린다.

그는 하와이 섬 쿠니아에 있는 국가안보국 지역 작전본부에서 근무하다가 수만건의 문서를 노트북에 저장해 홍콩에서 기자들과 만난다. 대학 졸업장도 없었지만 미국의 거의 모든 정보기관을 다 거친 아이티(IT) 전문가, 애국자에서 내부고발자가 된 청년, 폭로 이후 러시아에 숨어 살아가는 망명객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소설 같지만, 창작자들은 흥미를 넘어 그의 이야기를 더 많이 알려야 한다는 책무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죄목으로 기소를 당한 스노든을 지지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스톤 감독은 “스노든은 베트남전을 다룬 내 영화 <7월4일생> 주인공과도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호주로 입양됐을 당시 사루와 영화 <라이언> 속 서니 파와르가 연기한 5살 사루. 이수씨앤이 제공
호주로 입양됐을 당시 사루와 영화 <라이언> 속 서니 파와르가 연기한 5살 사루. 이수씨앤이 제공

■ 25년 만의 귀가 ‘라이언’ 1986년 인도의 한 5살 아이가 기차에 올라탔다가 내리질 못하고 7600㎞ 떨어진 도시로 실려간다. 집을 잃은 아이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로 입양되면서 집에서 더욱 멀어졌다. 배려심 많은 양부모 밑에서 행복했지만 집으로 가고 싶다는 갈망은 갈증처럼, 배고픔처럼 남았다. 그는 오랫동안 지도를 뒤지고 인터넷으로 거리를 들여다보다가 마침내는 5살 때 기억 속에 있던 동네를 발견하고야 만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은 이 극적인 이야기의 초점을 주로 꼬마 사루에게 맞추면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실제 사루는 인도로 건너가 25년 만에 어머니와 가족들을 찾았다. 자신의 이름이 사자를 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지금은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와 고아원을 운영하며 양부모와 살고 있다고 한다. 실제 삶도 영화 못지않게 행복하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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