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극장가 키워드는 대결이다. <공조>와 <더 킹> 두 한국 대작 대결에 이어 <모아나> <너의 이름은.> 등 애니메이션 대결도 심상치 않다. 뭘 볼까? 결정장애 일으킬 만한 화려한 영화 편성표 중에서 맞춤한 영화들을 골라봤다.
■ 너의 나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인기몰이가 설에도 이어질까? 남태평양의 한 섬에 사는 소녀 모아나가 바다의 저주를 풀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의 디즈니 애니 <모아나>는 초등학교 어린이가 있는 가족 단위 극장 나들이를 노린다.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너의 이름은.>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초등학교 남자 어린이들을 노리는 <터닝메카드더블유(W): 블랙미러의 부활>도 18일 개봉했다.
■ 정치는 설에도 쉬지 않는다 이번 설 가족모임 예상 화제 1순위는 탄핵·대선이리라. 평소 정치 현안까지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는 가족이라면 참여정부 때 기억을 되살려주며 굿 장면 등이 현실을 상기시키는 한재림 감독의 <더 킹>을 권할 만하다. 그룹 자자의 노래 ‘버스 안에서’와 클론의 춤 등 1990년대 추억 코드가 곳곳에 박혀 있어, 40대가 중심인 가족이 좋겠다. <공조>는 정치 이야기를 하면 꼭 싸움으로 끝나는 가족에 권한다. 할리우드 복고 액션을 즐기는 3040이 좋아할 것 같다.
■ 극장 대신 집에서, ‘방콕’ 관람자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준비한 ‘방콕’용 미국드라마도 눈길을 줄 만하다. <지정생존자>는 폭탄테러로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된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이 혼돈상태의 정부를 끌어가는 내용으로 우리 현실에 견줘볼 만하다. 설날 연휴 한가지 주제를 파고든다면 미스터리가 적당하다. 2016년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시리즈는 80년대 미국의 초자연 현상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기묘한 이야기>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8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7년 동안 행방불명되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 앞에 다시 나타난 여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인 <디 오에이>(The OA)도 연휴 동안 몰아보기 좋은 시리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모아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터닝메카드W: 블랙 미러의 비밀>.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공
<너의 이름은.> 미디어캐슬 제공
<더 킹>. 뉴 제공
<공조>.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지정생존자>. 넷플릭스 제공
<디 오에이>(The OA). 넷플릭스 제공
<기묘한 이야기>.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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