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리장성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괴물의 사투를 담은 <그레이트 월>. 예고편 화면 갈무리
16일 개봉한 영화 <그레이트 월>은 고대 중국 만리장성에서 벌어지는 괴물과 인간의 전투를 담았다. 용병 윌리엄(맷 데이먼)은 최고의 무기로 알려진 화약을 구하기 위해 동쪽으로 왔다가 60년마다 한번씩 인간들을 먹어치우기 위해 침입하는 괴물, 타오톄들과 맞서는 전투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괴물 30만마리가 만리장성을 넘어오는 장면은 <월드워 제트(Z)>에서 좀비떼들이 산처럼 쌓이며 예루살렘 성벽을 넘는 장면과 아주 비슷하다. <그레이트 월>의 괴물들은 궁궐을 파도처럼 쓸고 다니며 <월드워 제트>의 좀비떼가 도시를 공격하는 모습과 비슷한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좀비 영화와 장이머우 감독이 만들어낸 괴물 영화가 겹친 이유는 밑그림을 그리는 제작진의 면면에서 두 영화의 공통 고리가 많기 때문이다.
예루살렘 벽을 뒤덮는 좀비떼들의 스펙터클로 기억되는 영화 <월드워Z>.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선 <월드워 제트> 원작자면서 각본가였던 맥스 브룩스는 <그레이트 월> 시나리오 작가이다. 두 작품 공통으로 괴물들의 세기말적인 스펙터클의 서사를 만들었다. 컴퓨터그래픽도 두 영화 모두 아이엘엠(Industrial Light & Magic)팀이 만들었으며 의상과 스턴트, 액션과 미술 스태프도 겹친다. <월드워 제트>의 제작진들은 이 영화에도 자신들의 비주얼을 인장처럼 새겨둔 것은 아닐까?
<그레이트 월>이 달라진점 도 있다. <워크래프트>, <쥬라기 월드>, <인터스텔라> 등 컴퓨터그래픽이 우수한 액션·스펙터클 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미국 제작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가 만들면서 게임같은 느낌이 커졌다다. 또 레전더리사는 지난해 1월 중국의 완다 그룹에 인수됐는데 동양적인 흥취가 강한 이번 영화가 태어난 배경이다. <그레이트 월>은 미국 개봉 당시 서사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장이머우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할리우드 기술이 만들어낸 비주얼만큼은 많은 칭찬을 받았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과 <인시디어스> 제작진이 만난 영화 <23 아이덴티티>. 유피아이코리아 제공
22일 개봉하는 <23 아이덴티티>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인시디어스>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의 공포물을 만들어낸 제작사 블룸하우스와 함께 만든 영화다. 다중 인격자에게 3명의 소녀가 납치당하며 시작되는데, 여러 이야기를 중첩하기 좋아하는 감독의 스타일과 작은 장면으로 심리적 공포를 자아내는 제작사의 노하우가 만난 영화로 꼽힌다. 샤말란 감독은 1억3천만달러를 들여 만든 <애프터 어스>(2013), 1억5천만달러짜리 <라스트 에어벤더>(2010)에서 흥행 실패를 맛보았지만, 저예산으로 효과적인 공포물을 만들어온 블룸하우스와 만든 <더 비지트>(2015)에 이어 <23 아이덴티티>까지 연달아 성공을 거두며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더 비지트>,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맡았던 스티븐 슈나이더가 프로듀서를, 섬뜩하고 아름다운 호러로 꼽힌 <팔로우>의 마이크 지울라키스가 촬영감독을, <언브레이커블>, <더 비지트>의 수전 제이컵스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300> <브이 포 벤데타> 출신 제작진들의 경험이 돋보인 영화 <존 윅-리로드>.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22일 개봉하는 아름답고 음울한 액션영화 <존 윅-리로드>에선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주연 키아누 리브스가 창출해낸 새로운 액션 스타일이 무엇보다 돋보이지만, 배질 이와닉, 에리카 리 등 <시카리오> 제작자들과 <300>, <브이 포 벤데타>의 스턴트, 음악감독, 미술감독 등도 나름의 색깔을 더했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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