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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우리는 임시완에게 속았다

등록 2017-03-26 16:13수정 2017-03-26 19:13

29일 개봉 <원라인>서 사기꾼 민대리 역
“바르고 성실한 제 이미지 이용해 속이죠”
스트레스 내려놓고 가벼운 연기로 변신
영화 <원라인>에서 순수하고 바른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이용해 반전 사기극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 임시완. 뉴 제공
영화 <원라인>에서 순수하고 바른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이용해 반전 사기극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 임시완. 뉴 제공
“지금 제 이미지를 이용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는 중이에요.” 임시완이 달라졌다. 사회라는 거친 정글 앞에서 눈을 크게 뜨던 신입사원(<미생> 장그래)이거나 고아들을 거두며 전란 한가운데서 평화의 성을 쌓고 싶어하던 군인(<오빠생각> 한상렬 소위)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반듯하고 착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지켜오던 그가 29일 개봉하는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에서 능청맞고 뻔뻔한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배역뿐 아니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정말 영화 속 민 대리처럼 변한 모습이었다.

“마냥 착하고 순하고 그런 사람은 저랑은 거리가 먼 가상의 인물인데 다들 저를 ‘엄친아’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다들 좋게 보시는데 저는 어차피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내세워야 하는 연예인이니까, 굳이 아니라고 바꿀 생각 없이 더 잘 포장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삶인 거죠. 어떤 의미에선 저도 진짜 사기꾼이죠. 하하.” 이런 말도 서슴없이 할 만큼 변한 이유를 물었더니 <원라인>에서 흠뻑 취했던 캐릭터 분위기에서 아직 덜 깨서 그렇단다. “작품을 할 때마다 영향을 많이 받아요. <오빠생각> 땐 캐릭터 영향으로 정말 목소리조차 착해졌죠. 스스로 제 성격을 단순하고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라인> <불한당> <왕은 사랑한다> 등을 찍으며 성격이 바뀌는 것을 느껴요.” <원라인>에서 그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고객들의 의뢰를 받고 은행을 속여 돈을 빼내는 ‘작업 대출’의 귀재를 연기한다. 그가 착하고 순진한 얼굴로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는 말을 건네면, 사람들은 그의 언변에 휘말려 탈탈 털리고 만다.

“영화 초반은 장그래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런 인물로 시작해요. 이제까지 저를 대표하는 이미지들, 착하고 바르고 진중하고 순수해 보이는 모습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서 알고 보니 그게 연기였습니다, 쇼였습니다, 하는 거죠. 그런 작전은 철저히 감독님 머리에서 나왔어요.” 그가 자신의 이미지를 내걸고 이런 도박을 한 이유는 “우선 감독님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 연기에 대해 정신없이 칭찬을 퍼부으며 저를 격려했기 때문이고, 또 말갛고 순수한 얼굴로 사기를 치는 캐릭터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있는 사기꾼과는 다른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고 했다.

이번에 만들어낸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사기치는 상대와 같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엄청 길게 애드리브를 쳐가며 찍었어요. 연기방식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는데 처음으로 성공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할 것 같아요.” 그는 또 “예전엔 연기하는 과정이 마냥 즐겁지가 않고 스트레스와 책임감의 연속이었다. 몇 년 하지 않았는데 이래선 연기 오래 못 하겠다, 마음가짐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만난 영화가 <원라인>이다”라고 했다.

그렇게 잠깐 진지해지나 싶더니 이내 또 능청이다. <프리즌> <보통사람> 등 쟁쟁한 한국영화와 맞붙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관객수 신경 안 써요. 그건 제 소관이 아니에요. 사서 고생하고 싶지 않아요. 분업화가 중요하잖아요”라며 웃는다. ‘분업화’는 영화 속 민 대리가 내내 강조하던 말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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