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 속 젊은이들의 관계맺음
가상공간 속 젊은이들의 관계맺음
후아유(S 밤 11시55분)=<바이준>을 연출했던 최호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다. ‘네트워크 세대’의 소통과 사랑을 다룬 영화로,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반영한 비주얼한 화면과 감성적인 음악이 인상적이다.
게임 기획자 형태(조승우)는 2년 동안 준비한 채팅 게임 사이트 ‘후아유’ 베타 테스트를 준비하지만, 자금줄이 끊기고 여자 친구한테도 차인다. 그러던 중, ‘후아유’를 도발적으로 비판하는 인주(이나영)를 만나 끌린다. 인주는 같은 빌딩 수족관에서 일하는 수영선수 출신의 청각장애 다이버. 형태는 ‘후아유’에서 ‘멜로’라는 아이디를 사용해 인주에게 접근하고, 옛 남자친구의 유학 소식에 쓸쓸해 하던 인주는 ‘멜로’에게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하지만 형태는 ‘형태’를 무시하고 ‘멜로’만 찾는 인주의 모습에 아이러니를 느낀다.
현실 속에서 형태와 인주는 서로 어긋나고 삐걱거린다. 하지만 가상공간 속에서는 진심으로 서로에게 다가간다. 두 사람의 이런 모습들은 네트워크 시대 젊은이들의 관계 맺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15살 이상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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