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탄압의 상징’으로 불려온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영화제에 복귀하게 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31일 오후 임시총회를 열어 표결 끝에 이용관 전 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영화제 실무를 총괄할 집행위원장은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으로 결정됐다. 이사장의 임기는 4년, 집행위원장은 3년이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용관 신임 이사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창립을 주도한 창립멤버다. 이후 수석프로그래머, 부집행위원장을 거쳐 집행위원장에 올랐다. 그러나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갈등을 겪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2016년 초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양준 신임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제 창립멤버로,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과 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폐막과 함께 동반 사퇴한 뒤 3개월 넘게 이사장·집행위원장 공석 사태를 겪어온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의 첫걸음을 떼게 됐다. 영화제 복귀로 명예를 회복한 이용관 이사장은 3년 넘게 이어져 온 갈등을 수습하고 추락한 영화제의 위상을 되살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됐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