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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돌아온 조선명탐정…이번엔 ‘흡혈귀’ 잡는다

등록 2018-02-02 08:01수정 2018-02-02 08:28

-영화 ‘조선명탐정’ 8일 개봉-
김명민·오달수 콤비 3번째 만남
초반부터 배꼽 빼는 코미디 선사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이 영화가 돌아온 걸 보니 어느덧 설 명절인가 보다. 김명민·오달수 콤비의 활약을 내세운 조선명탐정 세 번째 시리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2월8일 개봉)이 관객 사냥에 나선다. ‘한국형 시리즈 영화’의 명맥을 이어온 <조선명탐정>이 이번에도 자존심을 지키며 4편 개봉을 예약할 수 있을까?

이번 에피소드는 사람의 피를 빠는 흡혈괴마의 출몰로 시작된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의정의 아들 김민(김명민)은 파직된 뒤 서필(오달수)과 함께 ‘사설탐정 놀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때마침 강화도에서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날아온 도깨비불에 타 죽는 일이 연이어 발생한다. 조정에서는 30년마다 열리는 달맞이 연회를 준비하느라 사건을 해결할 여력이 없다. 사건을 의뢰받은 김민과 서필은 강화도로 향한다. 그런데 그들 앞에 자꾸 기억을 잃은 아름다운 여인(김지원)이 나타난다. 김민은 이 여인이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다. 미인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밝힘증’ 환자 김민은 여인에게 ‘월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사건의 단서를 찾아 나선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1·2편이 ‘조선식 과학수사’를 표방했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이성과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괴이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좀비’나 ‘흡혈귀’ 같은 서양식 소재를 조선을 배경으로 한 탐정물에 접목한 셈이다. 1·2편의 플롯이 유사해 아쉬움을 남겼던 걸 떠올리면, 이를 탈피하고자 과감한 선택을 한 듯 보인다. 흥미로운 설정이지만 판타지적 특성 탓에 이 영화가 탐정물로서 가졌던 큰 장점이 희석돼 아쉬움을 느낄 관객도 있겠다.

쉴 새 없이 관객을 웃기는 웃음코드는 그대로다. 똑똑하지만 잘난 척이 몸에 밴 김민과 그런 김민에게 골탕을 먹으면서도 동고동락하는 서필이 만들어내는 코믹쇼가 뼈대다. 첫 장면부터 서커스단에서 요상한 춤을 추며 절단마술을 선보이는 모습은 “배꼽 빠질 각오 하라”며 기선제압을 하는 듯하다. 8년 동안 3번의 에피소드를 거듭하며 절정에 달한 김민·서필의 애드리브와 능청스러운 연기, 슬랩스틱 코미디엔 웃지 않을 재간이 없다. 사극에 처음 도전한 김지원은 마치 한 몸 같은 김명민·오달수의 연기에 들뜨지 않게 녹아들었다는 점만으로도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의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시대 배경에 맞게 재창조된 소품도 언제나 그렇듯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반려동물 상처보호용 넥칼라를 연상시키는 ‘흡혈방지 깔때기’, 커피를 내리듯 장인정신으로 내린 ‘진하고 구수한 누룽지차’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빵 터지는 매력은 패러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연상시키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조선명탐정>은 만듦새를 떠나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동일한 감독·배우·제작사가 8년 동안 시리즈를 만든다는 것은 현재의 충무로 환경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478만여명), 2편 <사라진 놉의 딸>(387만여명)이 연이어 흥행하며 성공 사례를 만든 덕에 <탐정2>, <귀수>(<신의 한 수>의 후속편), <베를린2>, <전우치2> 등 다른 속편이나 시리즈 제작에도 힘이 실렸다. 3편까지 관객의 호응을 얻어낸다면, <조선명탐정>은 <셜록 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형 탐정 시리즈’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힐 듯하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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