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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잔망스러운 ‘19금 히어로’의 아찔한 성장기

등록 2018-05-15 12:00수정 2018-05-16 01:43

<데드풀2> 16일 개봉
돌연변이 소년 구하러 나선 데드풀
유혈낭자 액션에 녹인 영웅 거듭나기
‘디시 코믹스’ 저격 개그에 웃음 킥킥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좋아, 이제 다시 쇼타임~”

경박하고 저질스럽기 짝이 없는 ‘19금 히어로’ 데드풀이 돌아왔다. “애들은 가라”고 외치며 나쁜 어른을 위한 B급 영화를 자처했던 1편의 아우라를 고스란히 이어받으면서도 <데드풀2>(16일 개봉)는 한층 더 화끈한 유머와 말장난, 그리고 액션으로 무장했다. ‘울버린을 죽인 제작자’(<로건>의 사이먼 킨버그, 로런 슐러 도너)가 제작에 나섰고, ‘<존 윅>에서 강아지 죽인 애’(데이비드 리치)가 감독을 맡았다.

1편과 달라진 점은 “슈퍼인 건 맞는데 히어로는 아니었던” 데드풀이 본격적인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다는 데 있다. 사적 복수에 골몰해 ‘살인’을 밥 먹듯 했던 데드풀이 한 아이의 인생을 구하기 위해 “이타주의적인, 그러나 때로 더러울 수밖에 없는” 싸움에 나서는 것이 스토리의 뼈대다.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한 뒤, 힐링 팩터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다시 태어난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여자친구 바네사(모레나 바카린)와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웨이드는 절망의 나락에 떨어지고, 급기야 삶을 포기할 지경에 이른다. 보다 못한 엑스맨 콜로서스와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는 데드풀을 ‘엑스맨 수습 멤버’로 강제 차출하고, 이들과 함께 나선 데드풀은 돌연변이 소년 러셀(줄리언 데니슨)을 만난다. 어느 날 미래에서 용병 케이블(조시 브롤린)이 찾아오고, 그가 러셀을 노리고 있음을 알게 된 데드풀은 러셀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는 확신에 찬다. 데드풀은 ‘슈퍼파워’를 지닌 인물들을 모아 “진보적이고 성중립적인” 팀인 ‘엑스포스’를 꾸리게 된다.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12세 관람가’ 마블 히어로물과 달리 욕은 기본, 아슬아슬 선을 넘나드는 19금 대사에 유혈 낭자한 액션신이 여전히 난무한다. 빠르고 리듬감 넘치는 편집도 변함없이 감각적이다. 하지만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대작 캐릭터에 대한 디스와 풍자, 자학개그도 넘쳐난다.

진지하게 무게 잡는 케이블에게 “넌 너무 어두워. 디시(DC) 유니버스에서 온 거 아냐?”라거나 “엄마 이름이 마샤인 친구”(<배트맨 대 슈퍼맨>)라며 경쟁사인 ‘디시 코믹스’를 저격하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진다. <로건> 때문에 유일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슈퍼히어로 영화 타이틀을 빼앗겼다고 투덜거리며 ‘로건 오르골’을 가지고 놀고, 폭주하는 케이블에게 “성질 좀 죽여. 타노스”라고 핀잔을 주는 장면 등도 배꼽을 뺀다. 물론 ‘아는 사람만 웃을 수 있는 유머’라는 점이 장벽이 될 수는 있겠다.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데드풀2>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데드풀2>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새 캐릭터는 단연 케이블이다. 시간 여행을 하는 케이블은 경망스럽고 시끄러운 데드풀과 정반대로 무뚝뚝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내뿜는다. 엑스포스의 핵심 전력으로 합류한 걸크러시 도미노(재지 비츠)도 존재감을 넘치게 각인시킨다. 아무리 대단한 슈퍼파워라도 도미노의 행운조작 능력에 비할까. 보는 내내 “역시 ‘운빨’이 제일 큰 능력”이라며 엄지를 치켜들게 된다.

<데드풀2>는 또한 1편에 견줘 엑스맨과의 연결고리를 더 확실하게 부각했다. 콜로서스와 네가소닉뿐 아니라 몸 전체가 파란 털북숭이 비스트 등 엑스맨의 핵심 캐릭터도 깜짝 등장해 웃음을 안긴다. 엑스맨을 능가하는 데드풀의 새 패밀리 ‘엑스포스’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궁금증이 인다.

아 참, 쉴 새 없는 데드풀의 수다에 혼이 쏙 빠졌대도 절대 서둘러 자리를 뜨면 안 된다. 역대급 쿠키영상이 대기 중이다. 총 4개인 이번 쿠키영상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자학개그이자 헝클어진 연대표를 고치기 위한 데드풀의 고군분투기라 요약할 수 있겠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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