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장면. UPI 제공
할리우드 ‘공룡급’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6일 국내 개봉을 하루 앞둔 5일 언론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전세계 최초 개봉으로, 북미보다 2주나 빠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1993년 개장한 ‘쥬라기’ 시리즈의 다섯번째 편이자 2015년 재개장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두번째 편이다. 1993년 첫선을 보인 <쥬라기 공원>은 이슬라 누블라섬에서 개장을 코앞에 둔 공룡 테마파크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사고로 개장하지 못하고 폐쇄된 공룡 테마파크는 22년 뒤 한층 업그레이드된 <쥬라기 월드>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가 탈출하면서 참사가 벌어지고, 결국 또 다시 폐쇄된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장면. UPI 제공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그로부터 3년 뒤 이야기다. 사람들이 모두 철수하고 공룡들의 왕국이 된 이슬라 누블라섬에서 화산이 터진다. 이대로 두면 공룡이 또 다시 멸종할 위기. 전편에서 ‘쥬라기 월드’ 이노베이션 센터 책임자였던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그 사건 이후 ‘공룡 보호 연대’를 설립하고 활동중이다. 록우드 재단은 클레어에게 공룡 구조 작업을 요청하고, 클레어는 전편에서 활약했던 공룡 조련사 오웬(크리스 프랫)에게 동행을 부탁한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화산이 폭발하는 이슬라 누블라섬에서 공룡들을 구조해내는 전반부에선 재난영화의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친다. 실제 같은 공룡 생태계를 보는 것도 장관이지만, 화산이 펑펑 터지고 모든 걸 녹여버리는 용암이 흐르는 장면은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장면. UPI 제공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공룡 구조 작전 뒤에 숨겨진 음모가 드러난다. 이때부터 주요 배경은 공룡을 이송한 록우드 대저택으로 바뀐다. 공룡 뼈 등을 전시해 자연사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이곳에서 공룡들이 탈출하면서 영화는 공포스릴러물의 성격을 띤다. 폐쇄된 공간에서 공룡으로부터 도망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털이 쭈뼛 서고 손에 땀을 쥐게 된다. 공룡들이 사는 자연(혹은 공원)을 배경으로 한 전작들이 엇비슷한 느낌을 준 데 비해 확연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장면. UPI 제공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는 시리즈 통틀어 가장 많은 공룡들이 등장한다. 전편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인도미누스 렉스’ 유전자와 랩터의 유전자를 결합한 ‘인도 랩터’는 더 영리하고 공포스러워졌다. 반면 ‘인도 랩터’를 제외한 다른 공룡들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체로 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영화의 특징이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고 인위적으로 만든 존재일지언정 생명체로서 보호해야 할 것인지, 멸종시켜 본래대로 되돌려놓아야 하는 것인지,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전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랩터 ‘블루’와 그를 새끼 때부터 조련해온 오웬의 교감도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장면. UPI 제공
영화를 연출한 이는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다. 공포와 슬픔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포영화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2007)으로 데뷔한 그는 동남아 전역을 강타한 쓰나미 실화를 다룬 영화 <더 임파서블>(2013)을 통해 재난으로 파괴된 가족의 모습을 조명했다. 지난해에는 상상 속 몬스터를 만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영화 <몬스터콜>로 전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 영화들에서 갈고닦은 장기를 이번 영화에 녹여내 블록버스터에도 나름의 인장을 새겼다.
전편 <쥬라기 월드>는 마블 <어벤져스>(2012)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전세계 역대 흥행 5위에 올랐다. 후속편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전편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뜨거워 5일 기준 70%를 훨씬 넘는 예매율을 보였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3편에서 펼쳐질 내용을 암시하면서 끝난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쥬라기 월드 3>(제목 미정)는 2021년 개봉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