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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박보영 “교복 입는 역할 졸업할 때 된 것 같아요”

등록 2018-08-16 04:59수정 2018-08-16 10:13

영화 ‘너의 결혼식’ 주연 박보영
10~30대 넘나드는 첫사랑 연기
남자는 모르는 진짜 여자 맘 살려
감독 적극 설득 영화 장면도 바꿔
“이젠 교복연기 졸업해야할 듯”
필름 케이 제공
필름 케이 제공
“스크린에 볼이 통통하고 얼굴이 동글동글하게 비치는 게 콤플렉스에요. 살이 잘 오르는 편이라 다이어트에도 신경 많이 쓰거든요. 이번 영화에선 떡볶이가 복병이었어요. 제가 떡볶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촬영 내내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한동안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아요. 히히.”

박보영(28)에겐 아직도 팔랑팔랑 남색 교복 치마를 입고 입에 떡볶이를 오물거리는 10대 여고생 역할이 제법 어울린다. 데뷔 이래 늘 ‘뽀블리’라는 애칭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박보영은 ‘첫사랑 환승희’를 연기한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10년 넘는 시간의 흐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착! 달라붙는다. 하지만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젠 교복 입는 역할은 졸업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예전엔 너무 어려 보이는 게 고민이었는데, 이번 영화 찍으면서 ‘나 너무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라는 질문을 스태프들에게 수없이 했어요. 아하하.”

배우 박보영. 필름케이 제공
배우 박보영. 필름케이 제공
<너의 결혼식>은 고3 여름, 전학 온 승희(박보영)와 승희에게 첫눈에 반한 우연(김영광)이 만들어가는 첫사랑 연대기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진부하지만, 누구나 가진 추억 한 조각을 슬그머니 꺼내보며 그 달콤쌉싸름함에 괜스레 센치해 지는 작품이랄까. “영화가 10대 부분은 마치 순정만화의 한 장면처럼 판타지 느낌이고, 20대로 넘어가면서 아주 현실적인 톤으로 변하잖아요? 우리 영화의 전략이죠. 그 시절을 겪은 사람에겐 추억 속 10대는 아련한 느낌이고, 내가 현재 통과 중인 현실은 매우 차갑게 느껴지니까요. 두루두루 공감하실 듯해요.”

<너의 결혼식> 속 박보영은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손예진, <건축학개론>의 한가인을 잇는 ‘국민 첫사랑’ 계보에 성큼 다가선 듯 보인다. “아이고~과분해요.” 손사래와 고개 절래, 엉덩이 들썩까지 삼단콤보의 부정이 뒤따랐다. “어떻게 제가 그런 쟁쟁한 선배들 틈에 감히 이름을 올리겠어요. 사실 그런 수식어는 대부분 기자님이 붙여주는데, 전 그게 진짜라고 생각도 안 해요.”

10대에 데뷔해 제대로 된 ‘첫사랑’ 따윈 못 해봤을(?) 그가 승희와 우연의 ‘심쿵’한 로맨스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저도 살면서 그런 감정은 느껴봤죠. 이히힛. 다만 제가 못해본, 고궁을 나란히 걷는다던가, 자전거를 함께 탄다든가 하는 장면은 촬영하면서 오히려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 설레다보니 감정이입이 더 잘 되더라고요. 하하하.

배우 박보영. 필름케이 제공
배우 박보영. 필름케이 제공
영화를 찍으면서 박보영은 ‘남자’와 ‘여자’가 첫사랑을 대하는 방식이나 느낌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남자 감독(이석근)과의 온도 차이가 컸다. “예를 들어 감독님은 승희가 대학생으로 다시 만난 우연에게 ‘여자를 소개해 준다’며 떠보는 그 심정을 잘 이해 못 하셨어요. 둘이 뽀뽀를 해야 할 타이밍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고요. 제가 강력히 설득해서 바꾼 장면이 몇 있어요. 관객도 여자·남자 반응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네요.”

12년이란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들면서 박보영은 여유로워졌다고 했다. 여유가 생기니 많은 것을 ‘포기’ 또는 ‘인정’하게 됐단다. “미혼모(과속스캔들), 키보드 워리어(돌연변이), 괴력 소녀(힘쎈 여자 도봉순), 폐병 환자(경성학교) 등 특이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대중은 늘 ‘귀엽다’고 해요. 그래도 영화 쪽에선 제 나름의 변주를 계속하며 발버둥쳐 보려고요. 음~ 또 키가 작아 고민이었어요. 쉬는 날도 힐만 신었고 ‘실제로 보니 더 작아요’라는 말에 상처도 받았죠. 그런데 이젠 ‘네, 제가 좀 작아요!’라고 당당히 받아칠 수 있게 됐어요. 하하하.”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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