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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명절엔 사극’ 공식에 ‘협상’ 자리 있을까

등록 2018-09-03 05:00수정 2018-09-03 10:04

추석 극장가 사극 vs 현대극

조선실록 바탕에 둔 액션사극 ‘물괴’
고구려 시대 블록버스터 ‘안시성’
관상·궁합 잇는 역학 3부작 ‘명당’
흥행퀸 손예진 앞세운 ‘협상’ 도전장
올해 추석 극장가를 찾는 사극  ‘물괴’, ‘안시성’, ‘명당’.
올해 추석 극장가를 찾는 사극 ‘물괴’, ‘안시성’, ‘명당’.
폭염과 함께 뜨겁게 달아올랐던 여름 극장가의 열기는 추석에도 식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대체 휴일과 징검다리 연휴까지 포함하면 최장 열흘 동안 이어질 추석 시즌을 앞두고 한국영화 4편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물괴>, <안시성>, <명당> 등 사극 3편과 그 틈새를 노리는 <협상>이 그 주인공. 네 작품 모두 총제작비 100억~200억원대에 이르는 대작이라 관객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각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는 다가올 ‘혈투’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제작비를 고려할 때 1500만명이 극장을 찾아야 네 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지만, 예년을 기준으로 관객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명절엔 사극’이라는 오랜 공식이 이번에도 통할지, 아니면 유일한 현대극인 <협상>의 장르적 이점이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 ‘김명민(물괴)-조인성(안시성)-조승우(명당)-현빈(협상)’의 자존심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13일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물괴>는 ‘크리쳐 액션 사극’을 내세운다. 중종 22년, 역병을 몰고 온 괴이한 짐승과 맞서는 이들의 사투를 그린다. ‘요괴’, ‘머리가 둘에 눈이 넷인 암퇘지’ 등 괴수가 출연한 적이 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이미 <신과함께>로 특수효과에 대한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물괴’의 모습을 얼마나 생동감 넘치게 재현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관계자는 “물괴는 전설 속 동물인 해태의 형상에서 발전시킨 이미지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마켓을 통해 북미와 아시아 주요 국가에 선판매되는 등 이미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와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등 사극에서 강세를 보인 김명민, 아이돌 출신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혜리를 앞세웠다.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19일 개봉)은 지금까지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20만 당나라 대군에 맞서 88일간 싸워 이긴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5천 군사의 이야기다. 순제작비 180억 이상을 투입해 거대하고 웅장한 전투신을 구현했고, 보조 출연자만 6500명을 동원했다. 전투장면에 활용된 말이 650필고, 당나라 갑옷 168벌과 고구려 갑옷 248벌도 제작했다. 또 20만㎡에 이르는 부지에 높이 11m, 총 길이 180m에 달하는 안시성 세트를 짓는 등 역대급 볼거리를 위해 물량을 총동원했다. “젊고 섹시하고 현대적인 사극을 만들고 싶었다”는 김광식 감독의 말처럼 젊은 조인성이 양만춘 역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엄태구·박성웅·배성우 등 영화계를 주름잡는 실력있는 배우들도 대거 합류했다.

<관상>과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명당>(19일 개봉)은 땅의 기운을 읽어 인간의 운명을 바꾸는 천재 지관 박재상을 중심으로 왕이 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욕망과 대립을 그린다. 드라마 <라이프>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명성을 다시 증명한 조승우가 박재상 역을, <아는 와이프>로 현재 안방극장에서 활약중인 지성이 흥선대원군 역을 맡았다. 여기에 백윤식·김성균·문채원 등이 힘을 보탰다. 배급사인 메가박스플러스엠 관계자는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공략할 수 있는 소재가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전국 곳곳의 명당을 둘러싼 아름다운 풍광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범죄 스릴러물인 ‘협상’은 추석 극장가에서 유일한 현대극이다.
범죄 스릴러물인 ‘협상’은 추석 극장가에서 유일한 현대극이다.
유일한 현대극 <협상>(19일 개봉)은 충무로에서 처음으로 ‘협상가’를 소재로 삼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 타이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 시간 안에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협상에 나선 협상가 하채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빈이 인질범 민태구로 출연해 첫 악역에 도전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강했던 손예진이 냉철한 협상가로 변신했다. ‘흥행불패’를 자랑하는 윤제균 감독의 제이케이(JK)필름이 제작사라는 점도 화제다. 제이케이필름은 <국제시장>,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계속해서 흥행작을 만들며 명성을 이어왔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관상>(2013·913만명), <사도>(2015·625만명) 등의 사례를 들어 ‘추석엔 사극’이라는 공식을 내세우는데, 같은 장르 3편이 경쟁하는 올해엔 상황이 좀 다르다. 한국적 감성을 잘 공략하기로 유명한 제이케이필름이 제작한 데다 남자배우들 틈에 유일하게 빛나는 ‘흥행 퀸’ 손예진을 앞세운 <협상>이 오히려 틈새 공략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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