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게 ‘오디션 비용’ 청구한 영화제작사…SNS서 논란 확산

배우 민지혁, 지인이 제작사서 받은 문자 공개
“간식·음료“서류발송비·청소비 등 5000원 납부”
누리꾼 “갑질이다”, “돈 없으면 오디션 못보나”
제작사·한명구 감독 “오디션 필요비용 수준일뿐”

배우 민지혁 페이스북 갈무리

배우 민지혁이 한 영화 제작사가 오디션에 응시한 배우들에게 오디션 비용을 부담하게 한 사실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제작사와 감독은 “오디션 부대 비용 현실화일 뿐”이라고 맞서며 대응에 나섰다.

민지혁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각을 해봐도 이건 좀 너무 한 듯해서 많은 분에게 공개 겸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며 지인이 영화사로부터 받았다는 문자를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는 “영화 <님의 침묵> 1차 서류 합격을 축하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오디션 장소와 일정이 공지돼 있다. 이어 “오디션 비용은 1만원이며, 간식·음료·서류발송·청소비 등”이라며 “대기 시 식사는 간식을 활용하기 바란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몇 시간 뒤에는 “오디션비 당일 남부 5000원”으로 수정된 문자가 다시 한 번 발송됐다.

민지혁은 “요즘 영화 프로필 40~50개 돌려서 오디션 겨우 1~2개 보는 실정인데…그리고 오디션 본다고 다 작품을 하는 건 아닌데 1차 합격이라는 프로필 사진으로 이미지 통과 한 사람에게 2차 오디션을 보려면 1만원이라는 금액을 받아야만 하는 겁니까? 시간이 지나 5000원으로 할인하는 건 생각을 해도 너무 해서인가요? 아님 선심 쓰시는 건가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연기로만 1년에 300(만)~400만원도 못 버는 배우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진행하시는 분들 제작사라면 월급 받고 진행비 나오시잖아요. 캐스팅 디렉터시라면 배우 캐스팅 관련 제작사랑 계약 관련 돈 받으시고 또 캐스팅되면 배우당 수수료 개념으로 돈 받으시잖아요. 오디션 보는 정도는 그렇게 오디션 보고 싶어서 어떻게든 오디션이라도 봐야 기회라도 가지는 배우들에게 단돈 1만원이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꼭 그렇게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누리꾼들이 “명백한 갑질 아닌가”, “5000원을 못 내는 사람은 오디션 볼 기회도 없는 거냐” 등의 댓글을 달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제작사와 <님의 침묵> 한명구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디션을 진행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지금껏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배우들에게 오디션 비용을 받은 적이 없지만, 현실화하는 의미로 오디션 비용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1일 오디션 참가 배우 100여명으로부터 받은 돈은 프린트비, 청소비, 간식비 등 오디션 진행에 사용됐다”고 밝히며 오디션 비용을 1만원에서 5000원으로 조정한 데 대해서는 “제작부에서 1만원으로 문자를 발송했다가 부담이 될까 싶어 5000원으로 줄였다고 하더라. 커피 한 잔 값으로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님의 침묵>은 만해 한용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화 시네마서울이 제작하고 대표인 한명구 감독이 연출한다. 한편, 민지혁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데뷔했으며, 모델과 배우 등으로 활동하며 <판도라>, <신과함께-인과 연>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