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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삭풍 전야의 ‘발레 삼국지’

등록 2018-10-23 16:38수정 2018-10-23 20:41

마타하리,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
대작 세편 나란히 11월 무대에
새롭게 ‘리모델링’한 국립발레단 ‘마타하리’
볼쇼이의 자하르바가 선보이는 ‘라 바야데르’
‘금의환향’ 김기민의 희극발레 ‘돈키호테’

찬바람과 함께 가을의 색을 더 짙게 물들일 대작 발레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블록버스터급 작품에 해외 유명 무용수들이 잇달아 방한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강수진 단장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 세계적인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를 앞세운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함께 돌아온 발레리노 김기민의 <돈키호테>가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스타들의 총출동에 발레의 대중화가 한걸음 빨라질지 주목된다.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 오픈 리허설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마타하리> 오픈 리허설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발레리나를 꿈꿨던 스파이, 아니 여성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이중 스파이 노릇을 했다고 알려진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영화는 물론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다. 이전에는 이색적인 춤으로 사교계를 주름잡으며 스파이로 살아야 했던 기구한 운명에 집중했다면, 발레로 재탄생한 <마타하리>는 자유로운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남성중심 사회에서 부당하게 처형된 한 여성의 이야기로 다가간다.

마타하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 속 “무용수가 되고 싶었다”는 한 소절에 착안했으며, 오스트리아 국립오페라발레단, 이탈리아 아레나디베로나발레단 예술감독 등을 맡았던 레나토 자넬라가 안무를 맡았다. 지난 1993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활동하던 강수진 단장이 주역으로 올랐던 <마타하리>를 안무했던 자넬라는 이번 공연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음악의 85%를 새롭게 했고, 음악의 구조에 따라 회상 신 등을 새롭게 다듬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박슬기, 신승원이 마타하리의 신산한 삶을 춤으로 풀어낸다. 31일~11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라 바야데르>에 출연하는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세종문화회관 제공
<라 바야데르>에 출연하는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기의 발레 여신’ 자하로바 유니버설발레단의 대작 발레 <라 바야데르>는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볼쇼이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39)의 내한으로 관심이 뜨겁다. ‘세기의 발레 여신’으로 불리는 그의 공연은 지난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13년 만이다. 173cm의 큰 키와 길고 유연한 팔·다리로 우아하고 환상적인 테크닉을 구사하는 자하로바는 불혹의 나이에도 세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받은 데니스 로드킨(27)이 자하로바의 상대역으로 무대에 서는 것도 화젯거리다. 두 사람은 <백조의 호수>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바 있다.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라 바야데르>는 고전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작품으로, 32명의 무용수가 아라베스크 동작으로 언덕을 가로지르는 ‘망령들의 왕국’ 부분은 백색발레(흰 튀튀를 입은 무용수들의 군무)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11월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돈키호테>에 출연하는 김기민.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제공
<돈키호테>에 출연하는 김기민.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제공
한국이 키운 세계적 발레스타 김기민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무용수이자 마린스키 발레단의 간판스타 김기민도 금의환향해 팬들의 호응에 화답한다. 지난 2011년 동양인 발레리노로는 최초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은 2015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뒤 마린스키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번 <돈키호테> 공연에서 바질 역으로 출연해 고국 팬들 앞에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공주를 구하려는 늙은 기사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를 다루는 본래 이야기와는 달리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결혼 해프닝을 주요하게 다룬다. 발레 작품 중 보기 드문 희극발레로 경쾌하고 화려한 안무를 선보인다. 마린스키의 대표 레퍼토리인 <돈키호테>에서 이미 100회 이상 바질 역을 소화한 김기민이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그랑 파드되’(고전발레에서 주인공과 상대역이 추는 2인무)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11월 15~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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