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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브라이언 메이도 놀란 완벽재현…‘퀸’이 되살아났다

등록 2018-10-26 05:01수정 2018-10-26 09:22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

전설의 록밴드 ‘퀸’ 다룬 극 영화
히트곡 탄생과정 등 음악세계
프레디의 ‘성정체성’ 고민까지
‘퀸’ 진짜 멤버도 놀래킨 감탄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1985년 7월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대기실에 있다가 7만여 관객들이 기다리는 무대로 나가는 프레디 머큐리의 뒷모습으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31일 개봉)는 시작한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아낸 극영화다.

영화는 곧바로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가 활동하던 밴드 스마일에서 팀 스타펠(보컬·베이스)이 나가자 그 자리에 이민자 출신 파록 불사라가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섬에서 인도계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영국으로 이주했다. 스마일에 들어가면서 그는 이름을 프레디 머큐리로 바꾸고, 밴드 이름도 퀸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이듬해 존 디콘(베이스)까지 합류하면서 우리가 아는 4인조 퀸이 완성된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퀸은 1973년 데뷔 앨범 <퀸>, 1974년 2집 <퀸 Ⅱ>를 잇따라 발표했지만,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퀸이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건 3집 <시어 하트 어택>(1974)에서 ‘킬러 퀸’이 히트하면서부터다. 영화는 데뷔 초기를 생략하고 바로 이 시기로 건너뛴다. 그리고 퀸의 운명을 바꾼 대표곡이자 영화 제목이기도 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탄생 순간으로 이어진다. 머큐리가 오페라 형식을 빌어 만든 6분짜리 대곡 ‘보헤미안 랩소디’는 녹음에만 3주가 걸렸다. 멤버들이 무려 180차례나 보컬 녹음을 덧입혀 웅장한 합창 파트를 완성했는데, 영화에도 그 지난한 과정이 나온다. 음반 제작자는 너무 길고 난해하다며 싱글 발표를 반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다. 이 곡이 실린 4집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를 기점으로 퀸은 내는 앨범마다 승승장구한다.

영화는 또 관객 참여를 이끌려고 일부러 손뼉치고 발구르는 소리를 넣은 ‘위 윌 록 유’, 존 디콘이 베이스로 연주한 디스코 리듬에서 출발한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 등 히트곡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음악 팬들의 호기심을 어느 정도 충족해준다. 영화에는 20여곡의 퀸 음악이 쓰여 귀를 즐겁게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밴드 멤버들 싱크로율은 놀라울 정도다. 머큐리를 연기한 레미 맬렉은 외모뿐 아니라 무대 위 움직임 하나하나를 연구해 되살려냈다. 이를 위해 동작 전문 코치의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을 연기한 배우들도 실제 인물을 빼닮았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도 놀라움을 표했을 정도다.

머큐리는 양성애자(또는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다. 이성 연인 메리 오스틴과 동거하다 뒤늦게 성정체성을 깨닫고 동성 연인들과 지냈다. 이 과정에서 혼란과 아픔도 겪었으나, 이후 메리 오스틴은 평생 친구로 그의 곁을 지켰다. 영화는 이런 대목도 상세히 다룬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영화 마지막에선 다시 1985년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돌아온다. 쟁쟁한 팝스타들이 총출동한 자선공연 ‘라이브 에이드’에서 퀸은 불과 20분간의 무대만으로 7만여 관객은 물론 생중계로 지켜보던 전세계 시청자들을 홀렸다. ‘보헤미안 랩소디’로 시작해 ‘라디오 가가’ 등을 거쳐 ‘위 아 더 챔피언스’로 마무리하기까지 실제 공연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대목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씨지브이 스크린엑스 상영관에서 보면 화면이 양쪽 벽까지 3면으로 확장되는데, 마치 관객들 틈에 섞여 공연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밴드 퀸의 음악세계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라이브 에이드 무대를 마친 머큐리가 관객과 밴드 멤버들을 번갈아 바라보는 장면에서 영화는 멈춘다. 순간 엔딩곡으로 흐르는 ‘돈트 스톱 미 나우’(날 지금 막지 말아줘)는 머큐리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하다. 머큐리는 6년 뒤인 1991년 11월24일 후천면역결핍증(에이즈)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 그의 나이 45살이었다.

영화의 진짜 마지막 엔딩곡은 ‘더 쇼 머스트 고 온’(쇼는 계속돼야 한다)이다. 머큐리가 죽기 직전에 낸 14집 <이누엔도> 수록곡이다.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머큐리는 보드카 한잔을 들이키고 이 노래를 단 한번 만에 녹음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그의 염원대로 머큐리의 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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