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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 장인들이 말하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등록 2018-12-17 19:56수정 2018-12-17 20:35

필름 크래프트 시리즈 번역판 출간
감독·작가·에디터 등 인터뷰 담아
한국 대가로는 박찬욱·이창동 선정
”뭔가를 쓰면 그는 그것을 촬영했죠. 마치 부서장같이 그에게 시나리오를 주면 감독은 그걸 받아서 만들러 나갔어요. 시나리오 작가는 그런 감독을 좋아해요.”

이처럼 고분고분하게 작가의 대본을 받아 연출한 감독은 누굴까. 이 코멘트만 보자면 공장처럼 찍어내는 영화의 실력 없는 초짜 감독이 아닐까 싶지만 예술적 인장이 뚜렷한 감독 중 하나인 팀 버튼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 사람은 <빅 피쉬><찰리와 초콜릿 공장><유령신부>등에서 팀 버튼과 호흡을 맞춘 시나리오 작가 존 어거스트다. 그는 팀 버튼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면서도 <미녀 삼총사>시리즈나 <아이언맨>등 할리우드 상업영화 작업도 했다. 어거스트는 최근 출간된 <필름 크래프트>‘시나리오 작가’편에 담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의 장인’을 의미하는 필름 크래프트 시리즈는 영국의 영화전문 출판사 포컬 프레스가 기획해 2012~2013년에 걸쳐 출간된 인터뷰집이다. 한국에서는 커뮤니케이션북스가 번역해 7권을 한 세트로 묶어 출간했다. 시나리오 작가 편 외에 영화감독, 촬영감독, 프로듀서, 프로덕션 디자이너, 에디터, 의상 디자이너 편으로 나눠져있다. 각권의 인터뷰 진행자들은 <버라이어티> <스크린 인터내셔널> 등에서 활동한 영미권 영화 평론가들이다.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아우르며 각권마다 15~20명씩 선정된 대가들 중 한국 이름도 두명이 올랐다. 영화감독 편에 박찬욱, 시나리오 작가 편에 이창동의 인터뷰가 담겼다. 이창동 감독이 시나리오 작가편에 들어간 건 그가 작품마다 시나리오 작업을 직접 했을 뿐 아니라 <시>가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타는 등 각본 작업에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의 영화팬이라면 영화감독 편에 먼저 손길이 가지만 사실 더 흥미로운 건 감독만큼 알려지지 않은 직종의 작업들이다. “우리가 정말 힘들게 삭제하기로 결정한 특별히 기억나는 신이 있습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오스카 쉰들러가 그의 공장에서 누군가와 전화하고 있을 때, 유대인들이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동안 저 멀리서 소리를 내며 기차가 들어오는 장면이었습니다. 기차가 멈추고, 사람들은 기찻길로 모여들고, 기차 차량의 문이 열리는 순간, 그 안에는 얼어 죽은 수많은 유대인들이 쌓여 있었죠. 그 장면은 너무나 무거운 신이었기에 이스라엘풍의 음악을 깔아 보려 했지만, 그건 너무 과한 설정이 되어 버렸어요. 그것이 실패임을 직감했죠.“ <레이더스>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에서 스필버그와 함께 작업한 에디터 마이클 칸의 회고는 편집작업(에디팅)이 영화의 균형점 잡기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드러낸다. 각각의 인터뷰에는 주요 작품들의 스틸 컷 뿐 아니라 작가 노트와 감독의 스토리 보드, 화면 밖 촬영 현장의 컬러 사진들이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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