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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봉준호도 인정한 ‘셀린 시아마’ 열풍!

등록 2020-05-28 17:28수정 2020-05-29 02:35

‘타오르는 여인…’ 14만명
코로나 와중 개봉 ‘톰보이’
2주 사이 2만6천여명 찾아

열혈팬들 보고 또 보기
관객과 대화 행사 매진도
‘워터 릴리스’ ‘걸후드’도
국내 수입해 개봉 검토중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열린 파티에서 셀린 시아마 감독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건네며 포옹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열린 파티에서 셀린 시아마 감독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건네며 포옹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셀린 시아마, 당신이 이 상을 받았어야 했어.”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열린 파티에서 셀린 시아마 감독에게 한 말이다. 당시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받은 아카데미 트로피를 시아마 감독에게 건네며 포옹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인스타그램 등 에스엔에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지난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각축을 벌였고, 이후 두 감독은 친구가 됐다.

국내 극장가에 시아마 감독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그의 2011년작 <톰보이>는 지난 14일 개봉 이후 2주 만에 2만6천여 관객을 모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극장가에서 9년 전 만들어진 예술영화가 올린 성취로선 이례적이다. 열혈팬들 사이에선 영화를 보고 또 보는 ‘엔(n)차 관람’이 번지고,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는 거의 매진사례다. 지난 26일 저녁 씨지브이(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셀린 시아마 감독 세계 깊이 보기’ 시네마톡 행사도 준비한 자리의 80~90%가 찼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시아마 열풍은 최근작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개봉 때부터 시작됐다. 18세기 말 프랑스를 배경으로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엘로이즈(아델 에넬)와 그의 초상화를 의뢰받은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 두 여인의 불꽃같은 사랑을 섬세한 감정 표현과 그림 같은 영상으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받은 이 영화는 지난 1월 국내 개봉해 14만명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에 힘입어 2월 말 씨지브이아트하우스에서 시아마 감독의 미개봉작을 상영하는 기획전까지 열렸다. 이때 선보인 <톰보이>에 대한 정식 개봉 요구가 빗발치자 블루라벨픽쳐스가 이를 수입해 개봉하기에 이르렀다.

영화 <톰보이>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영화 <톰보이> 스틸컷.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톰보이>는 소녀지만 소년인 척하는 10살 아이(조에 에랑)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영화로, 시아마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녹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성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진다. 시아마는 레즈비언이자 페미니스트다. 데뷔작 <워터 릴리스>(2007)부터 <톰보이>(2011) <걸후드>(2014)로 이어지는 ‘성장 3부작’과 네번째 연출작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통해 줄곧 여성의 정체성과 욕망을 이야기해왔다. <워터 릴리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함께 작업한 아델 에넬과는 한때 연인이었다.

시아마는 성평등에 관한 목소리도 꾸준히 내왔다. 2020년까지 영화산업 내 남녀평등을 이루자는 ‘50/50 바이 2020’ 운동의 프랑스 지부 설립에도 참여했다. 2018년 칸영화제에서 아녜스 바르다, 케이트 블란쳇, 레아 세두 등의 배우들과 여성 불평등 반대 시위를 했고, 지난해 칸영화제에도 ‘50/50’ 핀을 달고 참가했다. 지난 2월 열린 프랑스 세자르영화제 시상식에서 아동 성범죄 혐의를 받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자 항의의 뜻으로 아델 에넬과 동반 퇴장하기도 했다.

셀린 시아마 감독.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셀린 시아마 감독. 블루라벨픽쳐스 제공
시아마는 영화광과 페미니스트 사이에서 특히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트위터에는 그를 ‘셀린 시네마’ ‘셀린 지저스 시아마’ 등으로 치켜세우는 글이 적지 않다. <톰보이> 수입사 관계자는 “변화된 시대와 맞물려 시아마 감독 추종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톰보이>와 함께 수입한 <워터 릴리스> <걸후드>도 추후 개봉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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