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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백’, 법정 드라마가 다가 아니다…극장가 불 붙일까 기대 증폭

등록 2020-06-08 18:06수정 2020-06-09 02:33

[10일 개봉 신혜선·배종옥·허준호 주연 ‘결백’]
시골 마을 농약 막걸리 사건 소재로
전혀 다른 인물과 전개를 빚어내

범인 추리 법정 드라마 외피에다
치매 엄마-딸 이야기 밀도 있게 그려
코로나19 침체한 극장가에 활기 기대
영화 <결백>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결백>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충청도의 한 시골집에서 장례식이 펼쳐진다. 고급 차를 타고 온 추인회(허준호)는 이곳 시장이다. 차기 도지사까지 넘보는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들이켜는 모습엔 격의가 없어 보인다. 평범한 시골집 풍경은 누군가 쓰러지면서 아수라장으로 바뀐다. 막걸리를 마시던 이들 중 몇몇은 죽고 몇몇은 중태에 빠진다. 막걸리에 농약을 탄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이 집 안주인 채화자(배종옥). 하지만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온전치 못한 그는 당시 일을 기억조차 못 한다.

서울 대형 로펌의 잘나가는 ‘에이스’ 변호사 안정인(신혜선)은 이 소식을 텔레비전 뉴스로 접한다. 살인 용의자 채화자는 그의 어머니다. 아버지 장례식조차 가지 않았던 안정인은 서둘러 고향집으로 향한다. 내려와 살펴보니 허점투성이다. 초동수사는 엉망이고, 변호인도 사건을 대충 마무리하려 한다. 담당 형사와 마을 사람들도 어딘지 이상하다. 그는 어머니 변호를 맡아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결심한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결백>은 법정 드라마의 외피를 입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의문을 제기하며 사건의 진실을 좇는 안정인은 괴한의 습격을 받는 등 위기에 몰린다. 농약 탄 막걸리를 마시고 죽다 살아난 추인회는 채화자가 풀려날까 노심초사하며 안정인을 교묘히 방해한다. 초등학교 동창이자 지역 순경인 양왕용(태항호)만이 유일한 조력자다. 고군분투하며 사건을 파헤치던 안정인은 마침내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린다.

영화 &lt;결백&gt;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결백>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결백>은 언뜻 빤하게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하며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고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도록 이야기의 밀도를 끝까지 유지한다.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한 박상현 감독은 2009년 벌어진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다룬 신문기사를 보고 이야기를 구상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되 전혀 다른 인물과 전개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박 감독은 팽팽하고 치밀한 연출력으로 인상적인 데뷔작을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호연도 흡인력을 높인다. <비밀의 숲> <황금빛 내 인생> 등 드라마로 얼굴을 알린 신혜선은 <결백>으로 첫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냉정하고 차분하다가도 결정적 순간 어머니 앞에서 무너지는 장면의 울림이 크다. 특수 분장까지 감행하며 치매 노인으로 변신한 배종옥과 푸근한 사투리로 검은 속내를 감추는 허준호의 안정적 연기 또한 극의 중심을 잘 잡는다. 안정인의 동생 안정수를 연기한 신인배우 홍경도 눈에 띈다. 26살 청년이지만 10살 아이의 지적 능력을 가진 자폐성 장애인을 연기한 그는 특수학교 봉사활동을 통해 인물 이해도를 높였다고 한다.

영화 &lt;결백&gt;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결백> 스틸컷.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는 애초 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지난달 27일로 개봉일을 잡았으나,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다시 연기한 끝에 이번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지난 4일 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호평이 이어지면서 침체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위축된 극장가는 지난 4일 김무열·송지효 주연 신작 <침입자> 개봉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6천원 할인권 배포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보면, 4~7일 나흘간 모두 48만5976명이 극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 같은 기간 22만379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영화계에선 이번주 개봉하는 <결백>이 이런 분위기에 더욱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진위가 마련한 133만여장의 할인권도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목~일요일 상영 영화를 예매할 경우 6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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