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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아있다’…고립, 좀비 아닌 건 나 혼자

등록 2020-06-23 18:11수정 2020-06-24 02:35

[유아인·박신혜 주연의 색다른 좀비영화]
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늦잠을 푹 자고 깬 준우(유아인). 가족은 나가고 집에 아무도 없다. 혼자 빈둥대던 준우는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밖을 내다보니 정체불명의 무리들이 아파트 단지를 휩쓸고 다닌다. 이들의 공격을 받는 즉시 좀비로 변하는 극한 공포의 상황. 구조 요청을 하려고 휴대전화를 들지만, 이내 통화·문자·데이터·와이파이 등 모든 게 끊기고 만다. 고립된 준우는 우선 집에 남은 식량부터 죄다 꺼내보지만, 얼마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생존을 향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24일 개봉하는 <#살아있다>는 좀비물이다.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시작된 ‘케이(K)-좀비’ 열풍을 올여름 개봉하는 <반도>와 함께 ‘쌍끌이’ 할 작품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살아있다>는 보통의 좀비물과는 좀 다르다. 다른 영화들이 좀비와의 치열한 사투에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살아있다>는 고립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막막함 같은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연락망은 복구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식량마저 바닥나자 준우의 절망감은 극에 달한다. 좀비가 장악한 아파트 단지에 혼자만 살아남았다고 여긴 준우는 머리를 쥐어싸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다. 급기야 극단적 시도까지 하는 준우. 그 순간 건너편 아파트에서 붉고 가는 빛이 날아든다. 누군가 또 살아있음을 직감한 준우는 건너편과 소통을 시도한다. 거기엔 각종 캠핑 장비와 넉넉한 식량을 갖추고 버텨온 유빈(박신혜)이 있다.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된 준우와 유빈은 서로를 잇는 ‘끈’을 통해 삶의 의지를 다잡으며 생존과 탈출의 길을 모색한다.

영화 &lt;#살아있다&gt;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살아있다>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 <얼론>(Alone)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조일형 감독은 이를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했다. 고립감을 강조한 본래 제목을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제목으로 바꿨다. 제목의 해시태그(#)는 준우가 평소 에스엔에스(SNS)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상징한다. 할리우드에서도 같은 각본을 토대로 영화 <얼론>이 만들어졌으나, 아직 개봉하진 못했다.

영화는 놀랍도록 지금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많은 것이 멈추고 고립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절망·고독이 상당 부분 겹친다. 영화 초반에 유아인이 ‘원맨쇼’에 가깝게 쏟아내는 감정 연기는 우리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하다.

영화 &lt;#살아있다&gt;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의도치 않게 코로나 시대를 대변하게 된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한 극장가를 살려야 한다는 중책까지 떠안게 됐다. 이달 들어 김무열·송지효의 <침입자>와 신혜선·배종옥의 <결백>이 잇따라 개봉했지만, 아직은 활기가 기대에 못 미친다. 영화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형 투자·배급사(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로선 처음 선보이는 <#살아있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관건은 <부산행> <킹덤> 등과는 결이 다른 이 좀비물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다. 인물의 내면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으면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고, 예상보다 분량이 적은 좀비 액션에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으면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살아있다>가 좀비 못지않은 코로나바이러스를 뚫고 살아남을지에 영화계 안팎의 눈길이 쏠린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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