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뮬란>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가 야심 차게 제작했지만, 수차례 개봉이 연기된 바 있는 실사 영화 <뮬란>이 결국 미국 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자사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오티티·OTT)로의 직행을 선택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버라이어티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디즈니는 <뮬란>을 오는 9월4일 자사 오티티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기존 가입자가 월 구독료(6.99달러) 외에 29.99달러(약 3만5천원)를 별도로 내는 방식이다. 다만 디즈니 쪽은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극장 상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북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9개월 만에 유료 가입자 수가 6천만명을 넘어섰으며, 국내에선 이르면 내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니버설픽처스의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투어>가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을 한 바 있지만, <뮬란> 같은 대작이 극장 개봉을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남북조시대 여성 영웅 이야기를 다룬 동명 애니메이션(1998)을 실사화 한 <뮬란>은 애초 올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4차례나 개봉 일정을 변경한 끝에 지난달에는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디즈니가 <뮬란>을 자사 오티티를 통해 공개하기로 한 것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가 줄어드는 등 디즈니의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티티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상황에서 <뮬란>의 디즈니플러스 직행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디즈니의 이번 선택이 글로벌 극장업계와 오티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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