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소년과 노작가의 깊은 우정
파인딩 포레스터(S 밤12시55분)=구스 반 산트 감독의 2000년 영화로 그의 전작 <굿 윌 헌팅>과 닮았다. 같은 감독의 <아이다호>나 200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받은 <엘리펀트>에 견주면 대중적, 상업적인 편이다. 랩을 부르고 길거리 농구로 땀을 토해내는 할렘가의 흑인 소년 자말은 동네의 괴팍한 노인, 윌리엄 포레스터(숀 코네리)가 궁금하다. 사실 포레스터는 40년 전 퓰리처상까지 받았던 위대한 작가인데 더이상의 실패나 성공이 두려워 작가적 꿈꾸기를 포기한 채 은둔 중이다. 자말 또한 또래 친구와 멀어질 게 두려워 문학적 끼를 감춘 채 농구에만 더욱 열을 올린다. 오래 세상을 외면했던 포레스터가 제 세상의 닫힌 문을 열고 자말에게 다가가는 건 이런 둘의 유사성 때문. 자말에게 글쓰기를 권유하며 삶을 인도하는 포레스터는 스승이며 친구이지만, 그를 통해 제 안에 묻혀 있던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하는 포레스터 역시 자말의 제자이며 친구이다. “세상을 등진 남자와 세상으로 막 나오려는 남자”의 깊은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12살 이상 시청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