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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 ‘도굴’, 고증 얼마나 세심할까?

등록 2020-11-09 19:08수정 2020-11-10 02:35

[소소한 궁금증]
문화재 복원 전문가에 의뢰 천만원 불상 제작
중국 지안 도굴 사건 참고…새만금에 고분 세트
일본이 가져간 ‘오구라 컬렉션’ 언급 속편 암시
영화 <도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도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8일 방송된 <티브이쇼 진품명품>(한국방송1)에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초대 손님이 등장했다. 배우 이제훈·조우진·임원희가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도굴> 홍보를 위해 출연한 것이다.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와 동료들이 땅속에 숨은 유물을 도굴하며 짜릿한 판을 벌인다는 작품의 내용과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고른 셈이다. 영화는 개봉 이후 닷새 내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56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고미술품 소재의 한국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2009년 개봉한 <인사동 스캔들>은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사라진 그림 ‘벽안도’를 둘러싼 사기극을 다뤘는데, 작품 복원·복제 과정에 대한 고증이 아쉽다는 평도 들었다. 그러면 <도굴> 속 고미술품 관련 대목은 실제와 얼마나 비슷할까?

영화 &lt;도굴&gt;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도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가 시작되면 강동구가 고대 사찰 황영사 9층 석탑에서 금동불상을 훔치는 장면이 나온다. 제작진은 실제 고려시대 사찰의 석탑과 불상을 참조하고 문화재 복원 전문가에게 의뢰해 소품을 제작했다. 쇠에 금을 도금한 금동불상은 제작비가 1천만원이나 들어 여분을 만들지 못한 탓에 촬영 당시 파손될까 봐 애지중지했다고 한다.

강동구 일당은 중국 지린성 지안(집안)에 있는 고구려 고분 벽화를 전기톱으로 조각조각 나눈 뒤 벽지 뜯어내듯 도려내어 국내로 가져온다. 이는 실제로 1997~2000년 조선족 3명이 일곱차례에 걸쳐 지안의 고구려 고분 벽화 여러 점을 도굴해 팔아넘긴 사건을 토대로 했다. 중국은 범인들을 사형에 처했으며, 벽화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다. 제작진은 중국 지안 현장을 답사한 뒤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 고분 세트를 재현했다. 또 황해도 안악 3호분 등 실제 고분 벽화를 바탕으로 작가에게 그림을 의뢰했다. 신유진 미술감독은 “100% 똑같이 맞춘 건 아니지만, 허구로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전했다.

영화 &lt;도굴&gt;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도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굴한 고미술품을 보관하는 진 회장(송영창)의 개인 수장고에는 온도와 습도를 자동 제어하는 최첨단 시스템이 설치된 것으로 설정했다. 이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따왔다. 다만 외형은 실제와 달리 화려함을 강조했다. 수장고를 채운 유물 중에는 문화재 복원 전문가에게 빌리거나 고미술 시장에서 구한 고가의 물품도 꽤 있다고 한다.

영화에는 ‘오구라 컬렉션’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수집해 일본으로 가져간 우리 문화재 1100여점을 일컫는다. 박물관 큐레이터 세희(신혜선)는 공개강좌에서 “오구라 컬렉션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뒤로는 진 회장의 사주를 받아 우리 문화재를 일본인에게 팔아넘긴다.

영화 &lt;도굴&gt;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도굴> 스틸컷.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일본행을 암시하며 속편에 대한 여지를 남긴다. <도굴>을 제작한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는 “1편 흥행 성적을 보고 속편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며 “만약 속편에서 일본 가서 우리 유물을 털어온다면 통쾌함이 배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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