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100 °] 모범생 형과 싸움짱 동생의 성장사
?5c우리 형(K2 밤 9시30분)=안권태 감독의 2004년 데뷔작으로 모범생이지만 유약한 장남, 말썽쟁이이지만 믿음직한 차남 형제의 성장사를 다룬다. 영화에서 두 아들의 어머니가 말한다. “자식 둘 길러보니 그렇더라. 하나(차남)는 남편 같고, 또 하나는 자식(장남) 같은기라.”한국의 아들 둘을 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설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설정이다. 이 집의 장남 성현(신하균)은 날 때부터 언청이여서 어머니의 보호본능을 더 자극한다. 아버지 없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 차남 종현(원빈)은, 맛있는 반찬과 예쁜 옷 모두 장남에게 몰아주는 어머니의 차별을 견디며 큰다. 공부는 형보다 훨씬 못하지만 잘생기고 싸움짱인 종현은 독립심 강하고 포용력도 있다.
영화는 꽃미남 배우 원빈에게 초점을 맞추고서, 종현의 싸움질과 연애로 이야기를 꾸리면서 이 캐릭터에 윤기를 준다. 모범생 형과 싸움짱 동생의 성장사에, 모범생과 깡패가 우정을 이어가는 〈친구〉같은 구조를 덧씌우는데 비약이 조금 심한 편이다. 원빈은 남자다움을 과장하는 허풍 속에 열등감이 있고, 거친 말투와 매너 안에 속정이 있는 종현의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