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와 김남윤의 스승인 국내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 전 서울대 음대 교수가 지난 23일 오후 9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24일 전했다. 향년 92.
전북 진안이 고향인 고인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전 서울대 예술대 음악학부를 졸업하고 전쟁 중에는 해군과 공군 교향악단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다 1955년에 파리 고등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파리 고등음악원을 나온 뒤에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바이올린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유학 전인 1954년에 당시 만 6살이던 꼬마 정경화를 1년 반 동안 가르치기도 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64년부터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서울대 정년 퇴임 뒤에는 초대 프랑스 한국문화원장(1980~1985)을 지냈으며, 이어 1993년까지 프랑스 말메종 국립음악원 교수를 지냈다.
고인의 4남매 가운데 장남 양성식과 차남 양성원은 각각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로 활동하며, 큰 며느리 김은식도 바이올린 연주자다. 두 아들은 2016년 3월 아버지 미수(88살)를 기념해 ‘양해엽선생께 헌정하는 사랑의 콘서트’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전통 민속음악에도 관심이 깊어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한국 불교음악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
두 아들 외 유족으로 부인 서정윤씨와 아들 성욱(사업)씨, 딸 혜원(프랑스 주재 사업)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며 조문은 26일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28일 예정이다. (02)2227-7500.
강성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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