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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인터뷰] ‘7080 감성’ 스무살 서기 “제 롤모델은 아이유”

등록 2022-03-07 08:59수정 2022-03-07 09:28

‘싱어게인’ 올드세대 감성 스무살 서기
톱6 탈락했지만 유튜브서 인기몰이”
부모님 듣던 음악 “이게 내 차별점”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아이유 선배님이 제 롤모델이에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앨범을 만드시는 게 좋아요. 저도 제 스토리가 담긴 앨범을 꾸준히 만들면서 직접 프로듀싱까지 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본명 이다연)는 수줍은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기는 지난해 12월 첫 회가 방송된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2>(JTBC)에서 앳된 외모에 제 몸집만한 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눈길을 사로잡더니 ‘7080 감성’을 담은 노래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 만 스무살로 본선 진출자 73명 가운데 최연소인 그는 톱10에 진출하며 64호 가수가 아닌 ‘서기’로 사람들 앞에 섰다. 아쉽게도 톱6 문턱에서 탈락하며 도전을 마쳤지만, 서기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가 부른 ‘그리움만 쌓이네’(원곡 여진)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520만을 넘겼고, 감동과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이 댓글 창을 가득 채웠다. 탈락한 뒤에도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경연 프로그램 &lt;싱어게인2&gt;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수 서기. 제이티비시(JTBC) 제공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2>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수 서기. 제이티비시(JTBC) 제공

경연엔 어떻게 참가하게 됐을까? “참가자 목소리와 노래에 귀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 경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참가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내가 더 완벽해질 때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계속 고민했죠. 그러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음악을 할 때도 용기를 못 낼 거라고 생각해 참가하기로 결심했어요.”

서기는 ‘그리움만 쌓이네’를 시작으로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최백호의 ‘길 위에서’, 전람회의 ‘새’ 등 7080 정서를 담은 노래를 불렀다.

“고 김광석님과 이문세님, 이선희님, 변진섭님 노래를 진짜 좋아해요. 부모님께서 이런 음악 듣는 걸 너무 좋아하셔서 저도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친구들은 이런 노래를 잘 모르는 거예요. 그때 ‘이게 나의 차별점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서기는 친오빠의 기타를 치며 스스로 배웠다고 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빠가 피아노 학원이랑 기타 학원에 다녔어요. 오빠가 집에 없을 때 기타를 제 방에 갖고 와서 유튜브를 보며 따라 치면서 배웠어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기억에 남는 심사평은 무엇일까? “이선희 심사위원님께서 ‘요즘 친구들이 7080 감성을 잘 이해하고 부르는 걸 잘 못 봤는데, 그 감성을 너무 잘 표현해줘서 놀랐다’는 평을 해주셔서 감동이었어요.”

기타를 치며 7080 노래를 불렀던 서기는 반전 매력도 뽐냈다. 무대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아이 니드 유’ 댄스를 선보인 것이다. 심사위원 규현(슈퍼주니어)이 “저보다 잘 춘다”고 했을 정도로 깜짝 놀랄 만한 실력이었다. “제가 중1 때 처음 산 앨범이 방탄소년단분들의 <화양연화>였는데, 그 앨범 타이틀곡 춤을 췄어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댄스 동아리를 했는데, 당시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영상을 보며 따라 추면서 익혔거든요.”

이 장면이 나간 뒤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해당 영상에 ‘능력자 아미’라고 댓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주변에서 ‘뷔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다’고 계속 연락이 오더라고요. ‘설마, 설마’ 했는데 댓글을 직접 확인하니 너무 신기한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응원했던 가수분이 댓글을 남겨주셔서 너무 큰 영광이고 아직도 잘 안 믿겨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가수 서기. 그는 “아이유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서기는 2020년 디지털 싱글 ‘과제’로 데뷔했다. <싱어게인2>에서도 이 노래를 불렀다. “고등학교 때 처음 작곡 수업을 받았어요.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곡씩 자작곡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내주셨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썼던 노래예요. 며칠 동안 고민해도 잘 안 써졌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이젠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과제 발표하는 날 새벽에 갑자기 몰입해서 만든 노래예요.”

오는 5월쯤엔 새 앨범을 낼 계획이다. 7080 감성의 노래일까? “<싱어게인2> 때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찾아뵈려고 하고 있어요. 제 목소리를 살리면서 트렌디한 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서기는 위로를 주는 가수로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인 성격 탓에 고민을 털어놓질 못했죠. 대신 많은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거든요. 제가 노래를 통해 위로받았던 것처럼 제 삶을 녹여낸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드리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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