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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카카오가 품나…인수 금액 ‘최대 1조원대’ 거론

등록 2022-03-22 05:00수정 2022-03-22 08:32

SM, CJ 대신 카카오와 협상
인수 금액 6천억~1조원대 거론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SM 인수전 새 국면…3가지 관전 포인트
① 카카오, 네이버에 맞서콘텐츠·아티스트 확보 나서
② 이수만, 카카오 재출자 땐향후 계속 영향력 행사 가능
③ 라이크기획, 이 총괄 개인회사자문·용역 거래 유지될지도 관심

‘케이(K)팝’의 선구자로 지금의 아이돌 시스템을 확립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 기존에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씨제이이엔엠(CJ ENM) 대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급부상하면서 실제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에스엠 최대 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PD)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엔터테인먼트 업계 쪽 얘기를 들어보면, 에스엠은 인수 협상을 조율하던 씨제이와 지난 연말 이후 논의를 멈추고 카카오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스엠과 씨제이는 큰 틀에서 인수 금액에 합의한 뒤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논의했으나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씨제이가 멈칫하는 동안 에스엠은 카카오와 협상에 들어갔다.

카카오가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음악 콘텐츠 강화와 아티스트 확보를 위해서다. 카카오는 아이유 소속사인 이담엔터테인먼트, 유희열이 대표인 안테나 등을 인수하며 아티스트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속한 하이브, 씨제이와 제휴를 강화하고 있는 플랫폼 경쟁사 네이버에 견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카오가 에스파·엑소·엔시티(NCT)·소녀시대 등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에스엠을 인수하면 네이버에 맞설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카카오는 에스엠을 인수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를 활용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점이다.

인수 금액은 6천억~1조원대가 거론된다. 거래 대상은 이 총괄프로듀서의 보유 지분 18.72%다. 21일 종가 7만39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지분 총가격은 3300억원 선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으로만 3천억~6천억원가량이 붙는 셈이다.

에스엠이 카카오에 인수될 경우 이 총괄프로듀서가 여전히 권한을 행사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지분 매각 대금을 카카오에 다시 출자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그는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에스엠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1995년 세운 에스엠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운데 오너십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방시혁 하이브 창립자는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고, 양현석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창립자도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2010년 등기임원에서 물러났으나, 에스엠 이사진에는 여전히 그의 친인척 등이 배치돼 있어 영향력은 강력하게 남아 있다.

2021년 1월1일 온라인 중계된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장면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년 1월1일 온라인 중계된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장면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이 인수 뒤에 어떻게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라이크기획은 이 총괄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회사다. 에스엠은 영업이익 상당 부분을 음반 자문과 프로듀싱 용역비라는 이름으로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

2020년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은 129억원이었다. 에스엠 영업이익인 65억원의 2배(199%) 수준이다. 2019년에도 에스엠은 영업이익의 37%인 151억원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다. 에스엠이 2000년에 상장한 뒤 2021년 3분기까지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만 1427억원에 이른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란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에스엠 분기보고서를 보면, 에스엠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6%를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급할 수 있다. 상장사가 특정 회사에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라이크기획이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회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구조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 총괄프로듀서가 에스엠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뒤 회사에서 임금을 받지 않는다. 개인 회사를 통해 급여를 대신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비용 지급이 과다한 편이다. 2020년 기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등 등기이사 3명은 모두 합해 15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같은 해 박진영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7억6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에스엠에 투자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에스엠이 하이브와 제이와이피보다 많은 음반을 판매했으나 시가총액은 하이브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이런 에스엠의 저평가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스엠이 카카오의 품에 안긴다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케이팝을 포함한 케이콘텐츠와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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