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한국방송2)가 순위 집계 방식을 변경함에 따라 다른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 집계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뮤직뱅크>는 지난달 25일 방송부터 틱톡 등 소셜미디어 점수를 반영한 순위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뮤직뱅크>가 누리집에 공개한 집계 방식을 보면, 음원(60%)+방송 횟수(20%)+시청자 선호도(10%)+음반(5%)+소셜미디어(5%)로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는 음원(65%)+방송 횟수(20%)+시청자 선호도(10%)+음반(5%)을 합산해 집계했다. 개편된 집계 방식에선 디지털 음원 점수의 비중이 65%에서 60%로 5%포인트 줄었다. 이 5%를 소셜미디어 점수가 메우게 됐다.
<뮤직뱅크>는 가온차트에서 제공하는 소셜미디어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집계한다. 소셜미디어 점수에는 유튜브, 틱톡의 인기도가 포함돼 있다. 해당 플랫폼에 올라오는 영상의 조회 수와 ‘좋아요’ 수 등을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틱톡은 중국 아이티(IT) 기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짧은 동영상 글로벌 플랫폼(앱)이다. 최근 케이(K)팝을 포함해 전세계 많은 뮤지션이 틱톡을 음악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의 특성상 포인트 안무를 알려주는 영상이 홍보용으로 많이 제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틱톡을 활용하지 않는 발라드 가수 등이 채점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틱톡이 개인 정보 유출 논란이 있고, 중국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일부 네티즌은 시청자 게시판에 “개인 정보 빼가는 앱을 왜 권장하냐” “공영방송이 중국 앱을 활용하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뮤직뱅크> 외에 다른 음악 방송들은 어떻게 차트를 운영하고 있을까. <쇼! 음악중심>(문화방송)은 음원(50%)+음반(10%)+동영상(10%)+방송 횟수(10%)+시청자위원회(5%)+글로벌 투표(5%)+생방송 투표(10%)로 집계한다.
음원과 음반 판매량과 팬덤 투표를 적절하게 섞은 차트를 활용하는 편이다. 차트 순위는 음원과 음반 판매 점수 비중이 높지만, 최종 1~3위는 팬 투표로 순위를 뒤집을 수도 있다. 물론 음원 비율이 50%여서 음원 점수가 크게 높으면 뒤집기가 힘들 수도 있다.
<쇼! 음악중심>은 방송일 기준 2개월 안에 발표된 노래만 차트 진입이 가능하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등 역주행한 노래는 순위에 오르지 못하기도 했다.
<에스비에스(SBS) 인기가요>(에스비에스)는 만점(1만1500점)을 기준으로 음원(55%)+소셜미디어(30%)+음반(10%)+방송 횟수(10%)+시청자 사전투표(5%)+실시간 앱 투표(5%)로 순위를 매긴다. 다른 프로그램에 견줘 소셜미디어 비중이 높은 편이다. 소셜미디어는 대부분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 수다.
소셜미디어 영향력이 높지 않던 때엔 이 부분에 너무 높은 점수를 배정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 영향력이 커지면서 요즘엔 뜨는 가요의 인기를 잘 반영하는 차트라는 평가도 받는다.
<엠카운트다운>(엠넷)은 음원(45%)+음반(15%)+소셜미디어(15%)+글로벌 팬 투표(15%)+엠넷 방송 횟수(10%)로 집계한다. 인기 있는 노래와 팬덤의 힘을 적절하게 배분했다. 하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소속사 가수에게 1위를 잘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반면 <엠카운트다운>은 지상파 음악 방송보다 좀 더 다양한 아이돌에게 1위를 주는 차트라는 평가도 받는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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