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가 2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막을 올린 <리지>는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사건 ‘리지 보든 사건’을 재구성했다.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도시 폴리버에서 일어난 이 살인사건은 앤드루와 애비 부부가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되면서 알려졌다. 앤드루의 둘째 딸 리지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되면서 미국에서 손꼽히는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된다.
뮤지컬은 당시 법정에 섰던 네명의 여성이 파워풀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저항의 록 음악으로 노래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품은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 구조와 관습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리지>를 통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이소정은 2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첫 뮤지컬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콘서트 하는 기분도 들고 관객과 즐기면서 공연할 수 있는 게 큰 매력”이라며 “시간이 아깝지 않은 꽉 찬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변화하는 리지의 감정선이 와닿았고, 제 안에 끓어오르는 열정과 감정이 좀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말했다.
걸그룹 우주소녀 유연정도 첫 뮤지컬 도전이다. 그는 리지와 서로 의지하며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러셀을 맡았다. 유연정은 “네명이 온전히 극을 이끈다는 게 새롭고 좋아서 제안받았을 때 너무 하고 싶었다. 록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음악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네명이 폭발하는 사운드를 낼 때는 100명이 소리를 내는 것 같은 시너지가 난다”며 “극에 모든 록 장르가 녹아 있다. 펑크록, 하드록 등 강한 넘버(노래)부터 리지의 섬세한 감정을 보여줄 첼로까지 추가 편성해 강렬함과 극적인 부분을 모두 편곡에 녹였다”고 했다. 공연은 6월12일까지.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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