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5일 컴백하는 그룹 빅뱅. 그들이 2015년 컴백 때처럼 화제몰이를 하며 대박을 터뜨릴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15년 5월1일, 그룹 빅뱅이 새 앨범을 내며 컴백했다. 빅뱅의 완전체 컴백은 2012년 6월 발매한 앨범 <스틸 얼라이브> 이후 3년 만이었다. 2006년 데뷔한 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인기를 끈 빅뱅의 컴백은 가요계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빅뱅은 그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달마다 <엠>(M), <에이>(A), <디>(D), <이>(E)라는 프로젝트 싱글 앨범을 냈다. 컴백하며 선보인 노래는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앨범에 실린 ‘루저’는 힘들게 살아가는 청춘들을 위로했고, ‘뱅뱅뱅’은 서바이벌 오디션 단골 노래가 됐고, ‘이프 유’는 기존 빅뱅 노래와는 다른 애절한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로 평가받았다. 빅뱅은 그해 여러 시상식에서 음원 부문 대상을 휩쓸면서 전성기를 이어갔다.
2015년 컴백했을 당시의 빅뱅.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후 탑은 2017년 의무경찰로, 이듬해 지드래곤·태양·대성도 바로 입대했다. 빅뱅은 2018년 3월 ‘군백기’(군대+공백기)에 기다릴 팬을 위해 준비한 완전체 노래인 ‘꽃 길’을 발표했다. 빅뱅은 ‘꽃 길’에서 “우리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부디 또 만나요 꽃이 피면”이라고 노래했다.
노랫말처럼 꽃은 피지 않았다. 빅뱅은 혹독한 겨울을 맞는다. 탑은 대마초 흡연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지드래곤 역시 대마초 의혹을 받았다. 대성은 소유 건물에 성매매 유흥업소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 11월 승리는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라는 연예계 역대급 사고를 내며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빅뱅을 넘어 소속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전체로 번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승리가 그룹에서 탈퇴하면서 빅뱅은 5인조에서 4인조로 개편됐다.
빅뱅이 4월5일 발표하는 신곡 ‘봄여름가을겨울’ 포스터.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로 데뷔 17년차, 2세대 아이돌 맏형 격인 빅뱅이 4월5일 신곡 ‘봄여름가을겨울’을 발표한다. 그동안 네번의 사계절을 보내고 4년 만에 돌아오는 이들은 이번 신곡에 지나온 시간을 함축적으로 담았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영어 곡명은 정물화를 뜻하는 ‘스틸 라이프’(Still Life)다. 존재의 멈춰진 시간을 뜻한다. 지난 24일 공개된 이 노래 포스터 역시 한폭의 정물화를 떠올리게 한다. ‘희망’이라는 꽃말을 지닌 데이지 꽃이 하양·분홍·노랑·빨강 네가지 색깔로 잔뜩 만개해 있다.
빅뱅은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을 최근 마쳤다. 사실상 컴백 준비의 마지막 단계를 끝낸 셈이다. 그들이 2015년 컴백 때처럼 화제몰이를 하며 대박을 터뜨릴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빅뱅뿐만 아니라 군백기를 거친 2세대 아이돌이 잇따라 복귀하고 있다. 2세대 아이돌은 2000년대 중후반에 데뷔한 이들을 일컫는다. 10년이면 ‘장수돌’로 불리며 선배 라인으로 접어드는데, 이들은 조용히 사그라들기보다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꾼다. 30대 ‘아재돌’의 귀환이다.
지난 21일 컴백한 그룹 하이라이트. 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4인조 그룹 하이라이트(윤두준·양요섭·이기광·손동운)는 지난 21일 정규 앨범 <데이드림>을 발표했다. 2009년 비스트로 데뷔한 이들이 2017년 3월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 한 지 꼭 5년 만에 내놓은 첫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데이드림’은 서정적인 보컬과 감성적인 복고풍의 팝 댄스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지 않아서 백일몽에서 깨고 싶지 않다는 사랑 고백이 담겼다. 14년 활동의 저력이 통했는지 이 곡은 발매 직후 지니, 벅스 등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다. 하이라이트는 컴백에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잊히지 않고 오래오래 활동하는 게 목표”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난 2월21일 컴백한 그룹 비투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6인조 다국적 그룹 비투비(서은광·이민혁·이창섭·임현식·프니엘·육성재)도 지난 2월21일 정규 3집 <비 투게더>를 선보이며 군백기를 끝내고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왔다. 앨범에는 13곡이 실렸다. 타이틀곡 ‘노래’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을 솔직담백하게 담은 곡이다. 데뷔 11년차인 비투비는 기자간담회에서 “새 앨범에는 지난 10년을 넘어 노래하는 가수로서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자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