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음악상이 뭐가 중요하냐. 중요한 건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상을 받고 보니 제 음악에 도움도 많이 됐고 영감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근처 소속사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따마(본명 조정민)는 이렇게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따마는 지난해 9월 발매한 첫번째 정규앨범 <돈트 다이 컬러스>(Don’t Die Colors)로 19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알앤비(R&B)&소울 음반상’을, 2022 한국힙합어워드에서 ‘올해의 알앤비 앨범상’을 수상했다.
따마는 힙합, 알앤비, 소울은 물론 케이(K)팝, 인디 등 장르 경계를 뛰어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통한다. 그가 2017년 데뷔한 뒤 4년 만에 낸 정규앨범은 알앤비 분야에서 2개의 상을 받았다.
정규앨범을 만든 계기가 있었을까? “요즘에는 정규앨범보다 싱글을 많이 내잖아요. 빨리빨리 곡들이 소비되고 호흡도 짧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꽉 채워 내보내고 싶었어요. 정규앨범을 내면 음악적으로 당당할 것 같았어요.”
19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는 따마. 한국대중음악상 유튜브 갈무리
앨범 이름이 특이하다. “말 그대로는 ‘색깔들아, 죽지 마’예요. 의미를 부여하면 색깔은 개개인의 개성이라고 볼 수 있죠. 각자 개성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예요.”
그의 말처럼 정규앨범엔 자신의 색을 가득 담으면서 여러 시도를 했다. 따마는 많은 실력파 가수와 호흡을 맞췄고 악기 연주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에는 지소울을 비롯해 버벌진트·김오키·다이나믹듀오·선우정아·아일 등 가요계를 대표하는 가수가 대거 참여해 주목받았다. 싱어송라이터답게 그는 앨범에 실린 모든 노래를 작사·작곡했다.
다이나믹듀오의 개코는 “지난해 들어본 앨범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정말 잘 만든 앨범”이라고 극찬했다. 이 외에 따마는 어떤 평가를 들었을까? “제가 들어본 평가 가운데 ‘따마가 앨범을 통해 확고한 스타일을 정립했다’라는 게 가장 좋았어요. 트렌드를 좇아가기보다 제가 잘하는 것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그런지 자극적이기보다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많이 선보였죠.”
따마의 첫번째 정규앨범 <돈트 다이 컬러스> 표지. 아메바컬쳐 제공
앨범엔 3년 전에 만든 노래도 있고 1년 전에 만든 노래도 있다. 노래는 어떨 때 잘 만들어지는 걸까? “멀리 여행을 가거나 색다른 장소에서 곡이 잘 나온다”고 했다. 그 색다른 장소가 어느 도시인지 물었다. “서울이죠. 서울만 한 데가 없어요. 서울은 세계에서 제일 재미있는 도시니까요.”
앨범에 실린 노래 가운데 ‘칠(Chill)이란 낱말의 존재 이유’는 따마가 오래전부터 좋아한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버벌진트에게서 비롯됐다. 버벌진트의 노래 ‘타이트(Tight)란 낱말의 존재 이유’를 오마주해 만든 것이다. 버벌진트도 자신의 곡을 오마주한 이 노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어릴 적부터 버벌진트의 <누명> 앨범을 좋아했어요. 10여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시크하고 멋있거든요. 제가 만든 노래를 버벌진트님에게 보내드렸는데, 좋게 들으시고 참여하고 싶다고 하셔서 같이 한 거였죠. 정말 감사했죠.”
따마는 지난달 25일 새 디지털 싱글 <오오>를 발매했다. 첫번째 정규앨범 이후 6개월여 만에 선보인 신보다. 타이틀곡 ‘오오’는 “후회는 딱 한숨만큼이 적당해/ 확신은 샴페인 병 가득히 충전해”라는 가사를 통해 청춘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에너지를 북돋워주는 노래예요. <돈트 다이 컬러스>가 알앤비스러운 앨범이라고 하면, <오오>는 약간 팝스러운 색이 나오는 앨범이에요.”
그는 스무살 때 음악을 시작했다고 했다. “스무살 때쯤 노래를 하고 싶어 유튜브 채널에 약간의 편곡을 거친 커버 영상을 올렸어요. 구독자가 조금씩 늘면서 내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죠. 그러다 군대에 입대했는데, 아티스트나 작곡가가 피드백을 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게 됐어요.”
따마는 당구를 못 쳐서 친구들이 ‘조다마’라고 지은 별명에서 나온 이름이다. 별명을 영어로 옮기면서 따마(THAMA)가 됐다. 지금은 ‘따뜻한 마음’의 줄임말로 통한다.
앞으로 계획은 뭘까?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정규 2집도 준비해야죠. 요즘 뭔가 영감이 떠오르고 있거든요.”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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