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세번째 돌아온 뮤지컬 ‘광주’…“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

등록 2022-04-22 10:48수정 2022-04-25 02:32

고선웅 연출 “우크라이나 전쟁 보며 광주 반복되는 기분”
5월1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공연…11월 브로드웨이 쇼케이스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42년 전 얘기이지만, 지금 우리의 얘기입니다. 전세계적 얘기고요. 팩트에 기반을 둬 무대화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프레스콜에서 주인공 ‘윤이건’을 맡은 배우 조휘는 ‘5월 광주’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건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이건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실제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를 모티프로 한 인물이다.

조휘는 “교사 ‘윤이건’은 펜을 쥔 자가 총을 들 수밖에 없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모든 걸 해결해주는 영웅이 나오지 않는다. 소시민이 중심이 되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 운명을 다루고 있다”고 했다. 또 “강한 자들이 더 가지려고 약한 자의 것을 빼앗으려고 할 때 억울한 희생이 생긴다”며 “이 시대에 뮤지컬 <광주>를 공연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고,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희생의 역사가 (기록으로) 남아야 하지 않겠나. 누군가는 이런 작품을 해야 한다”고 했다.

뮤지컬 &lt;광주&gt;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과 맞서 싸운 야학 교사 윤이건(이지훈·조휘)과 시민들의 용감한 행동을 한 축으로, 광주 시민을 분열하기 위해 파견된 특수부대원 박한수(정동화·신성민)의 심리 변화를 또 다른 축으로 다룬 작품이다. 앙상블 모든 배역까지 이름을 부여해 한 사람의 영웅 서사가 아닌 평범한 시민이 일궈낸 시민혁명에 초점을 맞췄다.

세번째 시즌엔 광주 시민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더욱 설득력을 갖추도록 서사를 보완하고, 시민군을 조직하고 지휘하는 윤이건의 비중을 높여 광주 시민의 서사에 무게감을 더했다. 또 새로운 곡 ‘높은 담장이 광주를 가두네’가 추가됐다. 계엄군 발포 이후 언론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청솔부인회 회원들이 현실의 참담함을 부르는 노래다.

뮤지컬 &lt;광주&gt;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고선웅 연출은 세번째 시즌을 맞이한 <광주>에 대해 “재공연할 때는 늘 ‘본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고 고민한다. 삼연에서는 왜 광주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폭도라고 불리게 됐는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며 “광주의 폐쇄, 조작된 정황을 선명하게 보여드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를 살아야 하므로 딛고 일어나서 춤추고 사랑하자는 것이 ‘광주’의 모토다. 광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까’가 절실한 문제고,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아픔을 겪은 분들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고 연출은 뮤지컬 <광주>가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와 관련해 “매번 반복되는 역사”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지금 이 시대에 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다. 우크라이나의 아픔이 그때 광주의 아픔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광주에 끝내 사과 없이 지난해 11월 사망한 전두환씨에 대해선 “실망했다. 왜 내려놓고 가지 않았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뮤지컬 &lt;광주&gt;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는 2019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문화재단의 ‘2019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의 하나로 기획됐고 2020년 초연을 올렸다. 올해 11월에는 브로드웨이에서 쇼케이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희성 예술감독은 “올해 세번째 시즌을 맞으면서 기획 단계에서 세계화 진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이 됐다. 세계화의 첫 목표 지점인 브로드웨이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시절에 광주 시민들의 의식과 그들의 정신이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어졌는지, 민주화 항쟁 이야기를 뮤지컬을 통해 광주와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에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뮤지컬 &lt;광주&gt;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 공연 장면. 라이브(주)·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뮤지컬 <광주>는 5월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 뒤 5월14~15일에는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으로 장소를 옮겨 공연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