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덤2> 1·2차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효린이 선보인 무대. <퀸덤2> 화면 갈무리
걸그룹 경연 프로그램 <퀸덤2>(엠넷)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씨스타 출신 효린이 글로벌 팬덤의 한계를 뚫고 앞서 나가고 있는 반면, ‘역주행 신화’ 브레이브걸스는 탈락 위기에 놓였다.
<퀸덤2>는 6개 팀이 동시에 싱글을 내고 컴백 경쟁에 돌입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우승팀은 단독 컴백쇼를 여는 기회를 얻지만, 2회 연속 6위를 한 팀은 곧바로 탈락한다.
3월31일 처음 전파를 탄 <퀸덤2>엔 효린, 브레이브걸스,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케플러, 비비지 등 개성 강한 여섯 팀이 나와 경연을 벌이고 있다. 2019년 시즌1에선 (여자)아이들·마마무 등 쟁쟁한 그룹이 경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중반을 맞은 이 프로그램에서 현재 가장 돋보이는 가수는 유일한 솔로인 효린이다. 애초 효린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국내 시청자만 참여해 순위를 가렸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선 글로벌 평가단 점수가 심사에 반영됐다. 글로벌 팬심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에서 효린은 다른 걸그룹에 견줘 팬덤 규모가 약했다.
하지만 효린은 보란 듯이 예상을 걷어차버렸다. 지난달 21일 방송에서 2차 경연(커버곡 대결) 마지막 순서로 나온 효린은 ‘캣우먼’ 콘셉트로 공중에 매달린 후프를 타고 등장하며 무대를 압도했다. 효린은 이달의 소녀의 ‘소 왓’(So What)을 선곡했다. 12명 멤버가 무대를 꽉 채우는 원곡과 달리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했지만, 시원한 가창력과 힘 있는 퍼포먼스로 만회했다. 효린은 자체 평가 점수 1천점, 글로벌 평가단 점수 3천점, 현장 평가단 점수 6천점까지 모두 1만점을 기록하며 두번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퀸덤2> 2차 경연에서 출연진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장면. <퀸덤2> 화면 갈무리
앞서 효린은 출연진 대표곡 대결로 꾸며진 1차 무대에서도 씨스타 시절 대표곡 ‘터치 마이 바디’를 선보이며 ‘원조 서머퀸’의 위엄을 자랑했다. 이때도 모두 1만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효린이 1차 경연에 이어 2차 경연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1위를 차지하자 누리꾼 반응도 뜨겁다. <퀸덤2>의 무대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보면, 3일 현재 효린의 ‘터치 마이 바디’ 영상 조회수가 741만여건에 이른다.
효린이 질주하는 동안, ‘역주행 신화’의 브레이브걸스는 하위권을 맴돌면서 불명예 탈락 위기를 맞고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이달의 소녀가 코로나 확진으로 참여하지 못한 1차 경연에서 5위를 한 데 이어 2차 경연에서도 6위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며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브레이브걸스는 케플러의 ‘마스크’를 선곡해 색다른 무대 구성과 퍼포먼스, 라이브로 마치 자신들의 노래인 것 같은 무대를 완성해 호평받았지만, 예상 밖으로 6위에 그쳤다. 이에 유정은 “우리가 그렇게 별로였나”라며 울먹였고, 민영은 “우린 해도 안 되는 건가? 우리는 꼴찌를 안 할 수 있는 걸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퀸덤2> 2차 경연에서 비비지가 선보인 무대. <퀸덤2> 화면 갈무리
이 밖에 기존에 귀여운 모습을 보여온 이달의 소녀가 꽉 찬 라이브와 볼거리 가득한 뮤지컬 같은 무대를 펼친 ‘셰이크 잇’, 기존에 청순한 모습을 보였던 비비지가 탱고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의상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언내추럴’ 등도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중반을 넘기면서 효린의 독주가 이어질지, 탈락 위기에 놓인 브레이브걸스가 이번에도 ‘역주행’을 보여줄지, 그동안 존재감을 잘 드러내지 못한 나머지 그룹이 효린을 뛰어넘는 무대를 선보이며 대반격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