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전파를 탄 <콘서트 7080>(한국방송)에서 진행자 배철수와 초대가수 구창모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한국 록의 전설’ 송골매가 다시 날아오른다.
198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밴드 송골매가 올해 추석 연휴인 9월11~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의 첫 무대에 오른다. 배철수(기타·보컬)와 구창모(리드보컬)가 무려 38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서 송골매의 히트곡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긴 시간 송골매와 함께해 준 팬을 위해 평생 잊지 못할 만큼 특별한 공연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공연 기획사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가 전했다.
드림메이커는 “이번 공연이 송골매와 함께 청춘을 보냈던 세대에게는 추억을, 지금 세대에게는 송골매라는 전설적인 밴드의 음악이 지닌 범세대적인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에 이어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공연이 이어진다.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예매 일정은 추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송골매 콘서트 포스터.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 제공
송골매는 1979년 한국항공대학교 캠퍼스 밴드 활주로 출신 배철수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후 1982년 홍익대 캠퍼스 밴드 블랙테트라 멤버 구창모와 김정선을 영입하면서, 배철수와 구창모가 중심이 돼 활동했다.
구창모 영입 이후 발표한 2집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크게 히트한 뒤,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모두 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등도 인기를 끌면서 송골매는 1980년대 초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1984년 구창모가 밴드를 탈퇴하고 솔로 가수로 전향하면서, 송골매는 배철수를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하고 ‘하늘나라 우리님’ ‘새가 되어 날으리’ 등을 발표했다. 1990년 히트곡 ‘모여라’가 담긴 정규 9집을 끝으로 긴 휴식기에 들어갔다. 2010년 원년 멤버인 이봉환·김정선을 주축으로 밴드를 재결성해 <송골매 2010>을 발표했으나, 배철수도 구창모도 참여하지 않은 탓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배철수는 2020년 <배철수의 음악캠프>(문화방송 라디오)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록밴드로 시작을 했으니 끝맺음도 록밴드로 맺고 싶다. 구창모씨와 송골매 프로젝트를 이야기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결과가 이번 공연으로 이어진 셈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