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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쓰리박의 ‘웃는 남자’가 왔다

등록 2022-07-07 08:00수정 2022-07-07 08:50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
17세기 영국 귀족사회 풍자
박효신·박강현에 박은태 첫 합류
뮤지컬 <웃는 남자> 출연진이 열정적으로 공연하고 있다.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 출연진이 열정적으로 공연하고 있다.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남자는 입이 길게 찢어져 늘 기괴한 웃음을 짓는다. 사람들은 흉측한 얼굴을 보고 ‘괴물’처럼 여기지만, 그는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다.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의 주인공 그윈플렌이다. 귀족 집안 아들로 태어났지만, 아동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납치돼 입 가장자리가 찢긴 채 광대처럼 무대에 서게 되는 끔찍한 범죄의 희생자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이 뮤지컬에서 그윈플렌은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려고 한다.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다”며 시대를 비판하고, 귀족 앞에서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을 때까지 제발 눈을 뜨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윈플렌은 자신이 귀족 출신이란 출생의 비밀을 알지만, 약자를 향한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다. 뮤지컬은 그윈플렌을 통해 누가 괴물인지를 묻는다. 잘난 척하며 약자를 짓밟는 귀족이야말로 괴물이라는 걸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또 정의와 존엄이 상실된 시대를 풍자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인 사랑·행복·욕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뮤지컬 &lt;웃는 남자&gt;는 화려한 무대 세트도 볼거리다.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는 화려한 무대 세트도 볼거리다.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는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1802~1885)가 1869년에 쓴 소설이 원작이다. 위고가 “<웃는 남자>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쓰지 못했다”고 말한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걸작이다. 원작은 1000쪽가량의 장편소설로, 배경 설명과 묘사가 내용을 가득 채운다. 소설에선 영국 귀족의 모습, 그윈플렌이 버려진 배경 등을 자세히 그린다. 뮤지컬은 이런 장면을 상징적인 무대로 압축해 보여준다. 빛을 발하는 온갖 보석과 압도적인 장신구로 당시의 부를 화려하게 드러내는 한편, 가난한 이들의 공간은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2018년 초연, 2020년 재연에 이어 지난달 10일 삼연으로 돌아온 <웃는 남자>에서 그윈플렌은 세명의 박씨 성을 가진 배우가 연기한다. 박효신·박강현·박은태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가수 박효신. 초연 이후 4년 만에 영혼을 울리는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돌아왔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웃는 남자>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지난달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웃는 남자>의 몇몇 노래를 박효신을 위해 만들었다. 박효신은 목소리의 아름다움과 힘, 열정, 가사를 해석하는 능력, 독특함을 지녔다.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와, 이런 목소리를 위해 작곡한다면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lt;웃는 남자&gt;의 세명의 주인공.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의 세명의 주인공.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초연부터 줄곧 함께한 박강현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더욱 완벽해진 그윈플렌을 보여준다. 와일드혼은 “박강현이 처음 그윈플렌을 연기한 게 2018년인데, 이 역을 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점점 강해졌다. 이제는 본인의 인생 경험을 자기 연기에 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그윈플렌 역으로 새로 합류한 박은태는 그만의 새 캐릭터를 탄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명의 ‘박’은 귀족들을 향해 가난한 이들을 돌아보라고 외치는 ‘그 눈을 떠’와 바로 이어지는 노래 ‘웃는 남자’를 폭발적인 감정을 분출해 부른다.

뮤지컬 속 그윈플렌은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와 닮았다. 1939년 디시(DC)코믹스에서 배트맨 만화 캐릭터를 디자인한 밥 케인이 무성영화 <웃는 남자>(1928)에서 그윈플렌을 연기한 배우(콘라트 파이트)를 보고 조커 이미지를 구상했기 때문이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8월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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