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랜드마크인 소라 모양의 조형물을 만든 세계적 팝아티스트 클라스 올든버그가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별세했다. 향년 93.
1929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6년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든 대형 공공 조형물로 이름을 알렸다. 초기 작품으로는 골판지, 찢어진 종이, 더러운 신문 등 쓰레기로 만든 <거리>(1960)와 실제 임대한 상가에 석고로 만든 드레스, 신발, 디저트 등을 전시한 <가게>(1961) 등이 있다. 2002년부터 그를 대표해온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는 “놀라울 만큼 독창적인 그의 초기 작품은 사상의 자유와 급진적인 표현 방식으로 여러 예술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평했다.
올든버그는 1970년 두 번째 아내 쿠제 반 브르겐을 만나 평생 예술활동을 함께했다. 부부의 대표 작품으로는 미국 독립 200년인 1976년 필라델피아에 설치한 13.7m 크기의 철제 <빨래집게>와 2001년 독일 상가건물 옥상에 설치한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떨어트린 콘>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2006년 청계광장에 설치한 다슬기 모양의 조형물로 잘 알려졌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교차하는 철판을 나선형으로 꼬아 올린 이 작품의 실제 이름은 용수철을 의미하는 <스프링>이다. 조형물 준공식 때 한국을 찾은 고인은 기자회견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물과 샘의 원천, 흘러내리는 한복의 옷고름,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스프링은 또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강성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