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가 케이(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정상에 올랐다.
25일(현지시각)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를 보면,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는 10만2000장 상당의 앨범이 판매돼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에서 여성 그룹이 1위에 오른 것은 2008년 미국 그룹 대니티 케인이 ‘웰컴 투 더 돌하우스’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14년5개월 만이다.
케이팝 가수가 ‘빌보드200’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슈퍼엠·스트레이키즈가 1위에 올랐다. 걸그룹으로는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빌보드는 “올해 ‘빌보드200’ 1위에 오른 다른 두 케이팝 그룹의 앨범(방탄소년단의 <프루프>·스트레이키즈의 <오디너리>)이 대부분 한국어로 돼 있는 것과 달리 <본 핑크>는 앨범 대부분이 영어로 돼 있다”고 했다.
‘빌보드200’은 싱글차트인 ‘핫100’과 함께 미국 빌보드 차트의 양대 메인차트로, 앨범 판매량에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더해 매긴다.
블랙핑크의 <본 핑크>는 앨범 7만5500장, 스트리밍(SEA) 2만5000장, 음원 다운로드(TEA) 1500장으로 각각 집계됐다. 앨범 판매량은 올해 들어 7번째로 많은 수치로, 블랙핑크는 이번 주 빌보드 ‘톱 앨범 세일즈’ 차트 1위에도 올랐다.
블랙핑크는 앞서 세계 양대 차트로 불리는 영국 오피셜 차트의 앨범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차트 역시 케이팝 걸그룹 최초 1위다. 이전까지 케이팝 여성 아티스트 최고 기록은 2020년 발매한 블랙핑크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디 앨범>의 2위였다.
지금까지 ‘빌보드200’ 톱10에 오른 케이팝 걸그룹은 네 팀이다. 블랙핑크가 <본 핑크>와 <디 앨범>으로 각각 1위와 2위, 트와이스가 미니 11집 <비트윈 원앤투>와 정규 3집 <포뮬러 오브 러브: O+T=<3>로 각각 3위, 에스파가 <걸스>로 3위, 있지가 미니 5집 <체크메이트>로 8위에 오른 바 있다.
‘셧다운’ 등 이번 블랙핑크 앨범에 실린 노래가 곧 발표될 예정인 ‘핫100’ 몇 위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선공개한 노래 ‘핑크 베놈’은 ‘핫100’ 22위로 데뷔했다. 블랙핑크 노래 가운데 ‘핫100’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노래는 미국 팝스타 셀레나 고메스와 함께 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13위였다. 이 차트에서 케이팝 걸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였다.
한편, 블랙핑크와 같은 날 선보인 그룹 엔시티(NCT) 127의 정규 4집 <질주>는 ‘빌보드200’에서 3위를 기록했다. 엔시티 127의 4집은 5만8500장 상당의 음반 판매를 올렸고, 이 가운데 5만5500장이 실물 앨범 판매량이었다. 스트리밍(SEA)은 3천장으로 집계됐다. 앞서 NCT 127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 3집 <스티커>로 ‘빌보드200’에서 이번과 같은 기록인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