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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스위니토드의 ‘인육파이’, 잔혹통쾌한 맛

등록 2022-12-22 07:00수정 2022-12-22 09:26

뮤지컬 전설 손드하임 작품 ‘스위니토드’
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지난해 11월 말 세상을 떠난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1주기 즈음인 이달 1일 막을 올렸다.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배우 전미도(러빗 부인 역)를 앞세운 마케팅에 집중해 손드하임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는 영국 뮤지컬계의 전설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비견되는 미국 뮤지컬계의 전설로 통한다.

손드하임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혁신적인 작곡가 겸 제작자로 불렸다. 다만 그의 작품은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진 못했다. 한국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분위기여서다.

그의 대표작 <스위니토드> 역시 기존 뮤지컬과는 결이 다르다. 처음부터 고막을 자극하는 불협화음의 음악과 음울한 분위기, 기괴한 춤은 기존 뮤지컬에 익숙한 사람을 낯설게 만든다. 뮤지컬 주인공은 연쇄살인범으로, ‘인육 파이’라는 소재 또한 파격적이다. 무대에선 흥건한 피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인육을 먹는 도시괴담이나 끊임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같은 설정은 관객을 계속 불편하게 한다.

뮤지컬 &lt;스위니토드&gt;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오디컴퍼니 제공

하지만 기존 작품들과 결이 다른 뮤지컬을 보고 싶은 사람에겐 <스위니토드>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손드하임 특유의 불협화음은 불안감을 만들기도 하지만, 통렬한 풍자를 담은 넘버(뮤지컬 노래)는 독창성으로 발현돼 깊은 울림을 준다. 작품 콘셉트에 맞게 스토리와 무대, 음악이 잘 섞였고, 공포와 웃음, 욕망과 사랑이 잘 버무려졌다.

뮤지컬 배경은 1800년대 중반 영국 런던, 이른바 빅토리아 시대다. 산업혁명과 식민지 확장으로 빈부격차가 극심해지고 사회적 불평등과 부조리가 만연한 시기였다. 셜록 홈스, 올리버 트위스트,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때 이발사 벤저민 바커는 누명을 쓰고 런던에서 추방당한다. 누명을 씌운 이는 그의 아내를 탐한 터핀 판사였다. 15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바커는 이름을 스위니토드로 바꾼 뒤 파이 가게 주인인 러빗 부인과 손을 잡는다. 두 사람은 이발소에 들어온 사람을 살해한 뒤 인육 파이를 만들며 터핀 판사를 죽일 날만 기다린다. 광기 서린 복수는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

뮤지컬 &lt;스위니토드&gt;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스위니토드> 포스터.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은 법과 원칙을 주장하면서 뒤로는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권력층을 까발린다. 스위니토드와 러빗 부인이 인육 파이를 만들기로 하면서 부르는 노래 ‘어 리틀 프리스트’는 이런 비판적 시각을 담아 풍자한다. “변호사 파이는 주둥이만 살아서 씹는 맛이 최고” “정치인 뱃살 파이는 도둑놈과 사기꾼을 섞은 맛”이라는 가사는 부조리한 사회를 꼬집는다. 목사·변호사·공무원·정치인·사채업자·판사가 줄줄이 파이 재료로 등장한다.

<스위니토드>는 내년 3월5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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