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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60여년 전 서울 도심 속 당당한 여성들…한영수 사진전

등록 2023-01-09 07:00수정 2023-01-12 17:40

한영수 사진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한영수 회고전에 나온 출품작들 중 일부인 <서울 정동 덕수궁, 1956-1963>.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한영수 회고전에 나온 출품작들 중 일부인 <서울 정동 덕수궁, 1956-1963>.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여기가 정말 서울 거리일까?

전혀 다른 나라의 도시 풍경 속에 와있는 듯한 60여년 전 서울 거리의 낯선 여인들 사진이 서울 북촌 화랑가에 나왔다. 1960~80년대 국내 광고사진의 대가로 활약했던 사진작가 한영수(1933~1999)의 회고전이 그 자리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When the Spring Wind Blows)’란 제목을 달고 서울 종로구 북촌 화동 갤러리 백아트에 차려진 이 전시의 시공간은 1956~63년 명동을 비롯한 서울 시내의 주요 거리와 도심 건물 공간들이다.

젊은 시절 촬영 중인 한영수 작가.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젊은 시절 촬영 중인 한영수 작가. 한영수문화재단 제공

광고사진의 대가답게 배경의 시점과 공간의 구도를 절묘하게 맞춰가면서 이 거리와 건물의 풍경 속에 있는 여인들의 다기한 움직임과 표정에 주로 앵글을 맞춘 고인의 사진 30여점이 내걸렸다. 가난과 핍박의 시절로 기억되는 전후 시기지만, 사진 속 도회의 여인들은 이런 선입관을 깨고 생활의 활력과 섬세한 감성이 넘치는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노점 가게의 의자에 앉아 집요한 눈길로 신문을 주시하거나 비 오는 날 남대문 거리에서 하이힐을 신고 우산을 든 채 꼿꼿이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캐주얼한 차림으로 화강석 벽체의 건물에 기대어 다리를 겹쳐 세우고 남성과 밀담하는 여러 여인들의 모습에서 당대에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생생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2020년 고인의 딸 한선정씨가 대표를 맡은 한영수문화재단에서 출간한 같은 제목의 사진집에 수록된 작품 중 대표작들을 추린 전시다. 18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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