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젝트 그룹 갓더비트는 본상을 받았다.
먼저 수상소감을 한 태연은 “훌륭한 멤버와 함께 그룹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며 그룹 활동이 마지막인 것처럼 과거형으로 말했다.
하지만 리더 보아의 수상 소감은 달랐다. 보아는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모일 수 있는 그룹은 저희밖에 없다고 자부한다”며 “이벤트성이 아닌 미니앨범으로 찾아뵙게 돼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미래형으로 얘기했다.
맏언니 보아와 둘째언니 태연의 이런 온도 차 탓에 갓더비트 활동이 계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갓더비트는 아시아의 별 보아를 비롯해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과 효연, 3세대 걸그룹 레드벨벳 슬기와 웬디, 4세대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와 윈터 등 케이팝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멤버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갓더비트는 지난해 2023년 맞이용으로 당찬 모습과 강렬한 퍼포먼스의 디지털싱글 ‘스텝 백’(Step Back)을 선보였다. 하지만 유영진이 작사한 가사가 논란을 일으켰다. 가사엔 “엔간히 끼를 좀 부렸겠니” “착한 남자들에게 너는 독배 같은 것” “네가 비빌 곳이 아니야” 등 다른 여자를 향해 내 남자에게서 손을 떼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런 논란에도 ‘스텝 백’은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며 음악방송 3관왕, 국내 음원차트 1위, 아이튠즈 톱송차트 1위, 유튜브 뮤직비디오 1억뷰 등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갓더비트는 이달 16일 첫 미니앨범 <스탬프 온 잇>(Stamp On It)을 선보이며 1년 만에 컴백했다. 보아의 말처럼 이벤트성이 아닌 미니앨범으로 찾아온 것이다. 앨범에 실린 동명 타이틀곡 ‘스탬프 온 잇’은 혹독한 무대 경쟁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영진이 작사한 가사가 논란거리다. ‘스탬프 온 잇’에서 “거칠게 파(破) 모나리자 스마일” 같은 난해한 문장과 더불어 “쓸모없어지면 폐기해버려“ “엔간히 독한 맘 아니면 너 시작하지 마” 같은 무한경쟁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이 들어 있다. 온라인에선 후배를 깎아내리는 꼰대 선배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과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엇갈린다. 귀에 남는 멜로디를 찾기 힘들다는 비판도 나온다.
‘스탬프 온 잇’ 차트 성적은 ‘스텝 백’보다 못하다. 멜론과 지니 등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갓더비트가 과거형이 될지 미래형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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