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 작가의 Molecular portraits of life.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 제공.
미술계에 첫발을 내딛는 13인의 예비 큐레이터와 젊은 작가 14인이 함께하는 단체전 ‘설레다’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갤러리맥에서 열린다.
이번 그룹전은 ‘2023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을 통해 13인의 예비 큐레이터가 직접 선정한 14인의 작가들을 큐레이팅한 전시다. 강희영 작가의 <여인초 사이로>, 김성현 작가의 <무제>연작, 박심정훈 작가의 <어쩌면 그런 관계> 연작, 정은 작가의 <경계를 넘어>, 홍시 작가의 등 회화·설치·사진을 비롯한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 작가들과 예비 큐레이터의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청춘의 목소리’를 테마로 했다. 14인의 작가들은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작가부터 여러 차례 개인전을 거친 신진 작가들로, 저마다 다른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통해 청춘에 대한 여러 색깔의 이야기를 보여 준다. 13인의 예비 큐레이터는 각 작가와 작업 테마를 공유하며 출품작을 정했다.
강희영 작가_여인초 사이로, Oil & Oil pastels on mirror, 65x90cm, 2022.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 제공.
자신의 내면과 관계를 탐구하며 치열하게 사유하는 청춘들의 모습은 잊고 지냈던 ‘설렘’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거울과 블록을 매개로 자아와 인간관계를 형상화하는 강희영 작가(강민지 큐레이터)의 <여인초 사이로>, 박테리아를 배양해 레진으로 굳힌 조형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선보이는 조미예 작가(김부선 큐레이터)의 작업 등이 눈길을 끈다. 박상연 큐레이터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를 ‘렌티큘러 방식’으로 표현한 김성현 작가의 작품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주변인들을 상기시켰다. 정은지 큐레이터는 무의식으로 은유된 정서, 흐릿한 기억 등을 유기적으로 형상화한 박성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주변 사물들의 이미지를 채집하며 존재와 관계에 대해 묻는 박심정훈 작가(조이겸 큐레이터)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눈을 감아도 파고드는 창가의 햇살처럼 완연한 금빛 행복의 찰나를 담아낸 홍시 작가(채수연 큐레이터),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관객의 마음에 내려앉는 <몽상>의 이혜정 작가(박지연 큐레이터), 현대적인 주제의 동양화를 포근한 색감으로 선보이는 전효경 작가(허주혜 큐레이터)의 작품들은 마주하는 이들에게 미처 숨길 수 없는 청춘의 에너지를 안겨다 준다. 미술계에 움트는 새싹처럼 여리지만 역동적인 이번 전시는 27일까지 볼 수 있다.
홍시 작가_Serendipity_2312, 장지에 금, 금분 채색 60 x 90cm, 2023.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 제공.
이혜정 작가_몽상, Oil on canvas, 25 x 25.0cm, 2023.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 제공.
정은 작가_경계를 넘어, Acrylic on canvas, 120 x 80cm, 2023. 한겨레교육 큐레이팅 스쿨 작가 공모전 제공.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