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7년간 ‘짝퉁’ 반 고흐 9만점 그린 중국 농민화가의 ‘진품’

등록 2023-10-12 17:20수정 2023-10-13 15:13

[포토]
반 고흐의 자화상을 손에 쥐고 있는 농민 화가 자오샤오용은 7년 동안 반 고흐의 그림 9만 점을 모사했다. 위하이보 2005년
반 고흐의 자화상을 손에 쥐고 있는 농민 화가 자오샤오용은 7년 동안 반 고흐의 그림 9만 점을 모사했다. 위하이보 2005년

7년 반 동안 반 고흐의 그림을 9만점이나 모사해온 남자 자오샤오용이 있다. 평생 단 한 점의 작품만 팔았던 반 고흐와 다르게 자오가 그린 ‘반 고흐’는 수도 없이 팔려나갔다. 어느 날 밤 꿈에 반 고흐가 등장했고 자오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 작품 어때?” 땀을 흘리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결심한다. “진짜 반 고흐를 보러 가자.”

반 고흐의 작품을 모사한 지 20년 만에 유럽으로 가 진품 앞에 선 그의 감동은 대단했다.

중국으로 돌아온 뒤 자오는 처음으로 모사가 아닌 자신의 작품을 그려냈다. “지금 당장은 내 그림이 별로일지도 모르겠지만 50년, 100년 후에 나의 그림을 감상하는 세대가 있을 것이다” 자오가 말한다.

중국 선전의 다펀유화촌에 있는 세계 최대 유화 복제 공장에서 일하는 1만여명의 모사화가 중 한 명인 자오샤오용의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내용이다. 중국 대표 다큐멘터리 사진가 위하이보가 2004년 선전의 다펀에서 이 내용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고 2016년에는 위하이보가 감독하고 키키 티엔치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중국의 반 고흐>(원제: China’s Van Goghs)로도 만들어졌다. 2017 베이징 국제 영화제, 2018 TRT 국제 영화제 등 12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위하이보의 사진전 <중국의 반 고흐>가 서울 종로구 청운동 사진전문공간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다. 22일까지. 전시장엔 위하이보의 사진 20여점과 함께 12분짜리 영화 중국의 반 고흐도 상영된다.

위하이보는 1962년 허난성에서 태어났다. 판화와 사진을 전공했다. 80년대부터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해왔다. 유화 복제 공장 다큐멘터리 이전부터 산업화에 따른 대규모 노동문제인 중국 내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의 반 고흐>와 더불어 노동문제 다큐멘터리인 <밤새 도약 도시의 이주자들> 사진 작품도 함께 걸린다.

다펀유화촌은 1989년 중국 선전에 처음 들어섰다. 당시 20명이던 화가들은 현재 1만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6억5천만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작업실 벽에 걸린 반 고흐 자화상. 위하이보 2005년
작업실 벽에 걸린 반 고흐 자화상. 위하이보 2005년

최초의 복제 화가 주용주(가운데)는 20년 뒤에 제자가 100명이 넘었다. 위하이보 2005년
최초의 복제 화가 주용주(가운데)는 20년 뒤에 제자가 100명이 넘었다. 위하이보 2005년

보티첼리의 봄은 16명의 농민 화가에 의해 복제되었다. 위하이보 2006년
보티첼리의 봄은 16명의 농민 화가에 의해 복제되었다. 위하이보 2006년

17세 윈난 출신 화가가 2005년에 ‘최후의 만찬’(레오나르도 다 빈치)을 완성하는 데는 겨우 닷새가 걸렸다.
17세 윈난 출신 화가가 2005년에 ‘최후의 만찬’(레오나르도 다 빈치)을 완성하는 데는 겨우 닷새가 걸렸다.

반 고흐의 그림을 모사한 지 20년 만에 유럽으로 날아가 반 고흐의 진품과 마주 선 자오. 영화 <중국의 반 고흐> 스틸 컷
반 고흐의 그림을 모사한 지 20년 만에 유럽으로 날아가 반 고흐의 진품과 마주 선 자오. 영화 <중국의 반 고흐> 스틸 컷

조주 시골 출신 여성 복제 화가와 그녀의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2005년
조주 시골 출신 여성 복제 화가와 그녀의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2005년

유화 작가들이 ‘모나리자’(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그린 자신들의 그림 위에 서 있다. 이 그림은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완성해 상하이 세계박람회에 전시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위하이보 2010년
유화 작가들이 ‘모나리자’(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그린 자신들의 그림 위에 서 있다. 이 그림은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완성해 상하이 세계박람회에 전시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위하이보 2010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작품 류가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아버지’ 된 정우성 “아들 책임 끝까지…질책은 안고 가겠다” 1.

‘아버지’ 된 정우성 “아들 책임 끝까지…질책은 안고 가겠다”

마산 앞바다에 비친 ‘각자도생 한국’ [.txt] 2.

마산 앞바다에 비친 ‘각자도생 한국’ [.txt]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3.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임영웅, 자선축구대회 티켓 판매 수익금 12억 기부 4.

임영웅, 자선축구대회 티켓 판매 수익금 12억 기부

갈수록 느는 왜말·꼬부랑말 말살이 이대로 괜찮은가 [.txt] 5.

갈수록 느는 왜말·꼬부랑말 말살이 이대로 괜찮은가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