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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단차 없애고 핸드레일 설치…장애 예술인 꿈 담은 ‘모두의 극장’

등록 2023-11-01 13:32수정 2023-11-01 19:20

서울 충정로역…휠체어 전용석에 픽업 서비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부근에 문을 연 ‘모두예술극장’ 전경.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부근에 문을 연 ‘모두예술극장’ 전경.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모두예술극장은 장애 예술인들의 꿈과 염원을 담은 전문 공연장이다.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빌딩 아트홀 1∼3층을 개보수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 충정로역 7번 출구에서 35m 걸으면 나온다. 역 이름도 ‘충정로 모두예술극장 역’으로 바뀌었다. 휠체어를 이용할 땐 8번 출구로 나오면 더 편하다. 극장을 찾아오기 어려운 관객을 위해 사전에 예약하면 ‘픽업 서비스’도 지원한다.

극장은 이동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 곳곳에 경사로를 설치했고, 경사로 주변엔 핸드 레일을 장착했다. 화장실과 3개 연습실, 4개 분장실, 스튜디오 등의 바닥은 높낮이 차이를 없애 무단차로 만들었다. 버튼만 누르면 열리는 자동문에, 화장실 세면대도 손만 대면 물, 비누가 나오게 했다. 분장실 안엔 휠체어에 앉은 채 샤워를 할 수 있는 4개의 큼직한 샤워실을 갖췄다. 좌석엔 점자 좌석 번호를 달았고, 건물 곳곳엔 점자 안내판을 설치했다.

장애인 전문 공연장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이는 국내 여타 공연장들이 그만큼 장애인과 장애 예술인들에게 장벽이 높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5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 출범과 2020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모두예술극장 개관이 가능해졌다. 오세형 장문원 공연장 추진단 단장은 “그동안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연습실도 없었고, 무대에 올라가기 위한 슬로프나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을 갖춘 공연장도 드물다”며 “재능이 있어도 발휘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이런 전문 공연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극장은 무대와 객석의 크기와 위치, 구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형태다. 연극이나 무용, 소형 뮤지컬을 하기에 적합한 규모다. 1층 209석, 2층 50석인데, 휠체어 석을 가장 앞줄에 배치했다. 자막 서비스는 물론 수어로도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 전에 무대 소품을 직접 만져보며 경험하는 터치 투어(Touch Tour)도 가능하다. 전동 휠체어 충전기, 청취 보조 시스템 등 공들여 배리어프리(무장애) 시설을 갖췄다. 김형희 장문원 이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장애인들은 공연을 보러 갈 때 극장 편의시설부터 먼저 검색한다”며 “이곳에선 장애인이 겪어온 불편함 10개 중 8개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장애 예술 전문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곳곳에 경사로와 핸드레일이 설치돼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장애 예술 전문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 곳곳에 경사로와 핸드레일이 설치돼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무용, 연극, 다원예술 등 국내외 9개 작품을 개관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극단 ‘북새통’의 연극 ‘똑, 똑, 똑’(11월15~19일)은 발달 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참여형 감각 친화’ 공연이다. 가야금과 리코더, 첼로와 해금, 실로폰 등 다양한 악기 연주를 들으며 놀이에 집중하고, 빛을 통한 예술의 변형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과 프랑스가 합동 제작한 ‘제자리’(11월24~26일)는 프랑스 연출가와 한국 출연자들의 협업 작품이다. 질문과 답을 통해 ‘본연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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