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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후회하는가, 화두를 던져라

등록 2023-11-27 14:42수정 2023-11-27 16:06

방의진 ‘후회’ 교육부장관상…29일부터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전시
교육부장관상 ‘후회’(성공회대 방의진)
교육부장관상 ‘후회’(성공회대 방의진)

청암언론문화재단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2023년 ‘제10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공모전 수상작이 22일 발표됐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놓인 근조화환을 담은 방의진(성공회대)씨의 ‘후회’가 교육부장관상, 교사 집회 현장을 담은 김성렬(상명대)씨의 ‘우리 학교가 달라질 거예요’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이정윤(상명대)씨의 ‘무언의 노동자’, 윤산(공주대)씨의 ‘새벽’과 전형서(부산대)씨의 ‘무대, 주인공’에 돌아갔다. 수상 작품과 전시 작품 15점 등 총 20작품은 오는 29일부터 12월5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29일 오전 11시 전시장에서 열린다.

심사는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신미식 사진가, 이종근 한겨레 사진부장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과 출품작들에 대해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표출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사진이 출품됐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대학인의 패기 있는 눈으로 우리 시대의 화두를 읽고 그 순간을 잘 포착한 사진이 좀 더 많이 응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신 사진가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공모전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작품의 수준을 떠나 청년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애정과 고민의 깊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사진들은) 갤러리에서 대중에게 선보인다. 많은 사람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상 ‘후회’에 대해 이 부장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아쉬움을 안겨주었다. 많은 희생자를 살릴 수 있었던 참사로, 9년 전 벌어진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해였다. 촬영자는 당시 중학생 정도의 나이, 같은 참사를 두번씩이나 겪게 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커다란 후회가 들었고 국가의 책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고 했다. 대상 수상자 방의진씨는 “참사 이후 처음 현장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다. 현장에 경찰이 많았는데 참사 당시에 경찰이 이렇게 많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됐다. 이 사진이 더 많이 기억되어 다시는 이런 후회가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상을 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이 사진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런 점에서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최우수작과 우수작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우리 학교가 달라질 거예요’는 아픔의 공감보다는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결기 있는 (집회) 참여자의 표정이 좋았다. ‘무언의 노동자’는 노동자의 얼굴과 게가 나타내는 강한 붉은색이 사진의 주제를 강조했다. ‘새벽’은 작가의 시선이 잘 드러났다. ‘무대, 주인공’은 액자형 구조와 피사체를 빛을 이용해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수상작뿐만 아니라 전시작 중에서도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접근으로 찾아낸 사진이 유난히 많이 눈에 들어왔다. 이태원 참사, 교권 보호 집회, 외국인 노동자처럼 실체가 뚜렷한 첨예한 사안뿐만이 아니라, 지극히 개별적이고 익명에 의한 사회적 개체들을 담은 사진들의 주제도 그 개체가 모두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이며 그 사람들의 총합이 대한민국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역시 가볍지 않다고 하겠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우수상 ‘새벽’은 경북 경주 안강에 살고 계신 작가의 할머니를 찍은 사진이다. 이분의 등에서 대한민국 모든 할머니를 본다. 전시작 ‘귀로’(경성대 이승민)는 “비가 유난히 많이 내리던 날, 작업복을 입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다. 한편 우수상 ‘무대,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전시작 ‘안부’(부산대 정의인)는 인사를 나누는 동네 이웃들의 모습을 통해, 전시작 ‘갈피 잃은 화살표’(서일대 이형주)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는 청춘”의 모습을 통해, 전시작 ‘계란빵 하나요’(서울시립대 정원준)는 서울 종로3가의 계란빵 장수를 통해 각각 수많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에게 직간접으로 감정 이입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서울로7017에서 “힘차게 망토를 휘두르며 워킹을 시작하는” 전시작 ‘모델’(경희대 서민석)은 수상작과 전시작의 모든 인물이 대한민국의 주인공이란 점을 웅변하고 있다.

최우수상 ‘우리 학교가 달라질 거예요’(상명대 김성렬)
최우수상 ‘우리 학교가 달라질 거예요’(상명대 김성렬)

우수상 ‘무언의 노동자’(상명대 이정윤)
우수상 ‘무언의 노동자’(상명대 이정윤)

우수상 ‘새벽’(공주대 윤산)
우수상 ‘새벽’(공주대 윤산)

우수상 ‘무대, 주인공’(부산대 전형서)
우수상 ‘무대, 주인공’(부산대 전형서)

전시작 ‘귀로’(경성대 이승민)
전시작 ‘귀로’(경성대 이승민)

전시작 ‘안부’(부산대 정의인)
전시작 ‘안부’(부산대 정의인)

전시작 ‘갈피 잃은 화살표’(서일대 이형주)
전시작 ‘갈피 잃은 화살표’(서일대 이형주)

전시작 ‘계란빵 하나요’(서울시립대 정원준)
전시작 ‘계란빵 하나요’(서울시립대 정원준)

전시작 ‘모델’(경희대 서민석)
전시작 ‘모델’(경희대 서민석)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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