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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독도는 우리땅’ 등 당대 젊은이 음악 담아

등록 2006-09-03 18:31수정 2006-09-03 18:36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 신형원의 ‘불씨’와 ‘유리벽’ 등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음반 커버 앞뒤.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 신형원의 ‘불씨’와 ‘유리벽’ 등으로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음반 커버 앞뒤.
한국팝의사건·사고60년 (65)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뜨거운 감자’, 독도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면 지금까지도 어김없이 불리는 노래가 있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독도는 우리 땅’이다.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지금도 그렇지만) 1982년, 정광태가 부른 이 노래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불리는 고전(?)으로 남았다.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박인호(본명 박문영)는 1970년대 남성 듀오 ‘논두렁 밭두렁’의 원년 멤버로, 라디오 피디, 방송 작가 출신인 작곡가다. 그가 작곡한 노래는 대개 제목만 들어도 ‘애국심’을 진작시키는 곡이다. 1984년 인순이가 부른, 각종 행사용 음악으로 선정된 ‘아름다운 우리나라’, 1989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그리고 최근 발표된, ‘독도는 우리 땅’의 2탄 격인 ‘신 독도는 우리 땅’ 등이 그러하다. 정광태에게 ‘김치주제가’, ‘짜라빠빠’ 등과 같은 코믹 송이나 ‘도요새의 비밀’ 등을 작곡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독도는 우리 땅’이 아니라 이 노래가 실린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1982년 6월)라는 제호의 음반이다. 이 음반은 여러 곡들이 실린, 일명 ‘옴니버스 음반’이다. 요즘 횡행하는 컴필레이션 음반
처럼 기존 음원을 재활용하거나 상업적으로 기획해서 베스트 음원을 수록한 것이 아니라, 신선한 감각을 실은 대학생들의, 대학생들을 위한 음악을 발굴한 편집 음반이었다.

이 음반을 발매한 음반사는 다름 아닌 대성음반이다. 우리의 기억을 되돌려 보면, 대성음반은 기획, 작곡 및 프로듀서인 김창완의 손을 거쳐 ‘캠퍼스 그룹사운드’들을 포함한 비주류 음악인들을 소개하는 창구 구실을 톡톡히 했던 곳이다.

이 음반을 제작한 이는 서희덕이라는 인물이다. 현재 그를 소개하려면 ‘한국음원제작자협회장’이라는 직함을 내밀어야 하지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1984년께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음반기획사 ‘뮤직디자인’의 대표나, (1980년대 초에는) 대성음반의 문예부장과 만나게 된다. 디제이 생활로 잔뼈가 굵었던 그가 몸담았던 대성음반, 혹은 독립해 만든 뮤직디자인을 통해, 정광태(1983), 신형원(1984) 등의 솔로 음반을 비롯해서, 신촌 블루스의 1집 앨범(1988), 오석준·박정운·장필순의 앨범(1988) 등을 제작했다. (정광태와 신형원은 먼저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음반에 노래를 실었다.) 그가 제작한 음반들에 흐르는 어떤 일맥상통함은, 시간이 흐른 1990년대 후반 모던 록 밴드 ‘델리 스파이스’ 음반을 발매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음반을 살펴보자. 뒷면에 실린 기획의 변을 인용하면, 이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캠퍼스에서… 즐겨 불”리던 노래, “‘영11’이나 ‘젊음의 행진’ 등 젊은이의 무대에서 활동해 왔”던 이들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던 노래다. “젊음의 신선과 정열 그리고 익살”을 담고자 했다는 것이다. 하덕규(종이비행기 노래의 ‘안녕’ ‘안녕이라 하지 말아요’)와, 엄인호(‘캠퍼스의 엘비스 프레슬리’라고 소개된 김덕유 노래의 ‘처음 본 그녀 모습’) 등도 작곡을 통해 참여함으로써 이 음반이 지향하는 바를 알려준다. 단, 음반이 표방한 대로 “코믹한 감각의 표현”이 담긴 다소 ‘웃기는 노래’(가령 ‘코끼리 아저씨’)보다는 실제로는 대부분 ‘웃기지 않는 노래’들이 많지만.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 땅’ 외에 이 음반에서 주목할 만한 곡은 신형원의 ‘불씨’와 ‘유리벽’이다. 1980년대 중후반 ‘얼굴 없는 가수’로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서서히 반향을 일으켰던 여성 가수 신형원은 이 음반을 통해 리코딩 데뷔를 했다. 알려진 것처럼, ‘불씨’, ‘유리벽’, ‘개똥벌레’, ‘터’ 등 신형원의 대표곡을 작곡한 배후인물은 한돌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가기로 하자.

최지선/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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