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씨가 20일 폐막 공연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고 윤이상 선생 부인 이수자씨
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인 이수자(79)씨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평양에서 진행된 ‘윤이상음악회’ 공연 도중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윤 선생님의 음악이 남과 북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를 간단히 평가하면?
=어려운 정세 속에서도 마무리까지 비교적 잘 됐다. 남쪽 연주자들이 오지 않아 아쉬움이 바닥에 깔려 있는 심리 상태로 공연을 봤다. 그래도 북쪽의 젊은 음악가들이 최선을 다해 열정을 갖고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이번 공연에서 남쪽 연주자들이 오지 못했는데.
=마지막 공연인 사흘째(20일)는 정명훈씨를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고 한다. 왔으면 참 좋았겠지만, 못 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 않겠나. 윤이상 선생님이 남과 북의 화합을 위해 애쓴 것처럼, 선생님의 음악이 남과 북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가 됐으면 한다. 그게 윤이상 선생님의 뜻일 것이다.
-윤이상관현악단의 연주 수준을 평가한다면?
=북쪽의 윤이상관현악단은 늘 윤 선생님의 곡을 연주하니까 이제 기술을 넘어 선생님의 정신까지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년 3월이든 봄이든 윤이상관현악단의 음악가들이 남쪽에 내려와 음악회를 여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희망이다. 윤이상관현악단은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교육을 받았다. 남쪽에서는 어렵다고 알려진 선생님의 난해한 음악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남쪽 사람들에게도 보여줬으면 한다. 또 남쪽 연주자와 음악가들도 북쪽에 와서 연주를 하고, 합연도 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남과 북이 통틀어 얼마나 음악이 발전하겠느냐.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어 내년 봄에 그런 소망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남북관계가 이 정도 발전한 것만도 역사의 큰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가다 주춤하고 가다 주춤하지만 희망을 가진다. 여기서 아예 뒷걸음질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외국에서 살며 조국이 무엇인지 동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낀 나한테는 참으로 가슴 아픈 상황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내년 3월이든 봄이든 윤이상관현악단의 음악가들이 남쪽에 내려와 음악회를 여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희망이다. 윤이상관현악단은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교육을 받았다. 남쪽에서는 어렵다고 알려진 선생님의 난해한 음악을 어떻게 연주하는지 남쪽 사람들에게도 보여줬으면 한다. 또 남쪽 연주자와 음악가들도 북쪽에 와서 연주를 하고, 합연도 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남과 북이 통틀어 얼마나 음악이 발전하겠느냐.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어 내년 봄에 그런 소망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남북관계가 이 정도 발전한 것만도 역사의 큰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가다 주춤하고 가다 주춤하지만 희망을 가진다. 여기서 아예 뒷걸음질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외국에서 살며 조국이 무엇인지 동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낀 나한테는 참으로 가슴 아픈 상황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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