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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김명곤, 돌아온 광대 “우선은 연출…내년엔 배우”

등록 2008-09-07 17:38수정 2008-09-08 00:40

김명곤(56·사진)
김명곤(56·사진)
현장 복귀한 김명곤 전 문화장관
어린이국악극 ‘마법의 동물원’ 예술감독으로 활동
“연극계, 자기만의 연극과 대중성의 균형 잡아야”

‘영원한 광대’ 김명곤(56·사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연극계로 돌아왔다. 다만, 아직은 ‘절반의 귀향’이다.

그는 지난 5일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무대에 어린이를 위한 퓨전 국악극 <마법의 동물원>을 올렸다. 1986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해 20여년 창작극을 고집해온 그가 1992년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해 제1회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출상,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후배인 김수진 아리랑 대표에게 연출을 맡기고 자신은 예술감독을 맡았다.

“극단에 실질적으로 활동하지 못한 지가 10여 년이나 되었습니다. 제가 나서서 극단 업무를 지휘하기란 불가능하죠. 예술감독으로 보조·지원을 하고 있죠. 이 작품을 통해 나와 극단이 조심스런 만남을 모색한다고나 할까요?”

11월2일까지 공연되는 <마법의 동물원>은 마법에 걸린 동물 친구들을 구하려고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엄지와 덜렁이의 신비한 모험을 담았다. 한국 전통의 신화적 이야기 구조에 아이들이 바라본 환경오염 문제를 그려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5월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연극계의 현실을 깊이 고민할 시간을 가졌다고 그는 말했다. “공연계가 겉으로는 풍성해졌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신적 가치는 후퇴한 것 같더군요. 시대정신의 문제, 관객들의 연극에 대한 요구, 배우 정신 등을 정리하고 다잡을 때입니다. 예술감독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이죠.”

그는 우리 연극계의 ‘균형 찾기’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쪽은 자기 세계에 갇혀서 대중과 떨어져 연극만을 강조하고 있고, 또다른 쪽은 대단히 상업적이고 대중적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 균형을 잡을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김명곤’ 하면 연극 <갑오세 가보세>, 영화 <서편제>나 <태백산맥>의 배우 얼굴과 함께 한편으론 6년간 국립중앙극장 극장장(2000년 1월~2005년 12월)과 제8대 문화부 장관(2006년 3월~2007년 5월)을 지낸 ‘공무원’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이제 현장으로 돌아온 터니, 정부가 공연계에 무엇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정부 지원은 기실 ‘양날의 칼’입니다. 창작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예술가의 창조력과 가치, 도전의식 등이 약해지기 십상이죠. 아무래도 창작자 개인이나 단체보다는 연극을 제작하는 환경, 곧 극장 인프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희곡 작가나 무대 인력 등 창작자를 길러내는 지원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조금씩 보폭을 넓히려 한다. 오는 11월 초엔 독일 작가 칼 비트링거의 <은하수를 아시나요>를 2인극 <밀키웨이>로 번안·각색하고 연출까지 맡아 대학로 소극장 아츠플레이시어터에 올릴 계획이다. 독일 젊은 세대의 상실을 그린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실종됐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청년이 겪는 이야기로 꾸몄다.

언제쯤 무대에서 그의 ‘온전한 귀향’을 만나게 될까? 그는 “배우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야 한결같지만 우선은 예술감독이나 연출에 주력할 생각”이라며 “아마도 내년 정도면 무대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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