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훈(53)
첫 솔로앨범 ‘더 러브’ 낸 김창훈
동생 죽음 다룬 ‘너를…’등 담아
“산울림 해체뒤 음악욕구 더 느껴”
동생 죽음 다룬 ‘너를…’등 담아
“산울림 해체뒤 음악욕구 더 느껴”
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곡인 센드 페블즈의 ‘나 어떡해’, 산울림의 노래들인 ‘내 마음(내 마음은 황무지)’, ‘회상’, ‘산 할아버지’, 1980년대의 ‘댄싱 퀸’ 김완선을 있게 한 ‘오늘밤’, ‘나 홀로 뜰 앞에서’. 이 노래들의 공통점은? 바로 산울림의 둘째이자 베이스 연주자였던 김창훈(53)이 만든 노래들이다.
막냇 동생 김창익의 죽음 뒤 산울림은 해체를 선언했지만 남은 형제들의 음악적 열정만큼은 꺾이지 않은 듯하다. 맏형 김창완이 김창완 밴드를 결성해 새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창훈도 최근 솔로 앨범을 냈다. 솔로 앨범은 1992년 발표한 적이 있지만 비공식 음반이었고 이번 앨범이 자신의 공식적인 첫 앨범이라고 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애초엔 산울림의 14집을 위해 곡 작업을 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생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솔로 앨범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처음엔 형 김창완과 조인트 형식의 앨범을 준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형은 밴드로, 자신은 솔로 앨범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동안 활동을 뜸하게 했어도 산울림이 있어서 음악의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사고가 생기고 산울림이 없어져버리니까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온 거예요.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 오히려 더 자극이 됐고, 전에는 없었던 음악에 대한 절박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거죠.” 그로 인해 창작 욕구가 다시 일어나면서 동생 사망 뒤에만 20곡 이상의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앨범 제목은 ‘더 러브’. 연인·가족간의 사랑, 신에 대한 사랑 등 세상의 모든 사랑을 담고 있다.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모아보니까 그 모든 노래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사랑이었다”고 한다. 단순히 사랑으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만이 아닌 슬픔과 아픔까지도 다루었다.
그래서일까? 가장 먼저 눈길이 간 노래는 ‘너를 보낸 후’였다. “너를 보낸 이후로 / 너를 보낸 후, 난 없어”라는 가사를 반복하는 이 노래는 연인간의 이별을 노래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동생의 죽음과 맞물리면서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그는 “동생에 대한 노래가 맞다”고 했다.
“형하고 색깔이 다른 거죠. 형이 ‘포크리프트’(Forklift)란 노래를 만들어 직접적으로 얘기를 했다면, 나는 그걸 하나의 계기로 삼아서 이별에 대한 포괄적인 노래로 만들고 싶었어요. 이 노래를 받아들이는 건 사람마다 다 다를 거예요. 막내에 대한 노래 혹은 산울림에 대한 노래라 생각할 수도 있고, 헤어진 연인에 대한 노래라 생각할 수도 있고. 이게 노래가 가진 매력이겠죠.”
앨범 안 노래들은 전부 록 음악들이다. 김창완 밴드부터 곧 복귀 앨범을 내는 백두산, 그리고 김창훈까지, 최근 대중음악계에서 인디의 인기만큼이나 고무적인 건 ‘아저씨 로커’들의 복귀다. 그는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과 록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게 슬픈 노래를 불러도 리듬은 처지지 않게 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슬프다 해도 축 처져서 무너지는 음악이 아니라 강렬한 리듬 안에서 그 슬픔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또 음반 그대로 라이브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보니 록이 나오게 된 거죠.” 그는 이 앨범의 방향이 무척 맘에 든다며 앞으로의 음악도 지금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시제이푸드 현지법인 부사장으로 일하는 김창훈은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다 돌아갈 예정이다. 그동안 각종 인터뷰·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얼마 전 형 김창완으로 사회가 바뀐 문화방송 음악 프로그램 ‘음악여행 라라라’에도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첫 솔로앨범 ‘더 러브’
“가장 중점을 둔 게 슬픈 노래를 불러도 리듬은 처지지 않게 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아무리 슬프다 해도 축 처져서 무너지는 음악이 아니라 강렬한 리듬 안에서 그 슬픔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또 음반 그대로 라이브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보니 록이 나오게 된 거죠.” 그는 이 앨범의 방향이 무척 맘에 든다며 앞으로의 음악도 지금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시제이푸드 현지법인 부사장으로 일하는 김창훈은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다 돌아갈 예정이다. 그동안 각종 인터뷰·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얼마 전 형 김창완으로 사회가 바뀐 문화방송 음악 프로그램 ‘음악여행 라라라’에도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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