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지윤
7번째 앨범 ‘꽃, 다시 첫 번째’ 낸 가수 박지윤
‘공백기’ 연주·작곡 배우며 길 찾아
자작곡·직접 찾은 음악인들로 음반
“이젠 내것을 말하는 가수 되고파” “시귀르 로스도 좋아하구요, 데이미언 라이스도 많이 듣고….” 좋아하는 뮤지션을 묻자 그의 입에선 대중들에겐 낯설 수 있는 외국 가수들 이름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 낯선 이름들은 6년 만에 나온 박지윤(28·사진)의 일곱 번째 앨범 <꽃, 다시 첫 번째>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 <꽃, 다시 첫 번째>는 올해 상반기에 나온 가장 의외의 앨범이다. 섹시한 몸동작과 함께 “난 이제 소녀가 아니”라며 “할 줄 알아?”라고 묻던 박지윤은 이 앨범에서 어쿠스틱한 음악들에 맞춰 “그대는 나무 같아”라고 조용히 노래한다. “예전부터 조용한 음악들을 좋아했어요. 쉬는 시간 동안 저에 대한 정체성을 많이 찾을 수 있었구요. 어렸을 때는 십대 가수로서 최선을 다했던 거고, 지금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가 아니라 앞으로의 갈 길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음악이 바뀌었다고 과거를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16살에 처음 데뷔를 했다. 가수뿐 아니라 모델, 연기도 병행했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건지,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건지를 묻자 “뭘 하고 싶다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그냥 들어오는 일을 할 뿐이었다”고 답했다. 화제가 되었던 ‘성인식’에서의 변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철저히 기획자의 의도였죠. 억지로 했다기보다는 그때 워낙 어렸기 때문에 내 주장을 편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어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그 상황에 맞춰서 열심히 안무 연습을 하고 노래를 했던 거죠. 그때는 내 것을 내비치고 내 의견을 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8년 동안 쉼 없이 음악과 연기를 병행했지만 자기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앨범을 발표하면 의무처럼 출연해야 하는 예능 프로도 부담이었고, 루머들도 그를 힘들게 했다. 연예 활동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타 연주와 작곡을 배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앨범에 참여한 조윤석(루시드 폴), 김종완(넬), 김용린(디어 클라우드) 등 의외의 인물들도 모두 직접 섭외했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인들이었다. 앨범에는 이들의 곡과 박지윤의 자작곡들이 어쿠스틱한 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완전한 ‘음악작가’가 된 이상은의 행보와 비슷한 것 같다는 얘기를 하자 앨범을 낸 뒤 종종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상은 선배님처럼 자기 색깔을 확실히 지닌 아티스트가 된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노래에 담긴 제 진심이 전달됐으면 하고 바라요. 누가 나를 대단하게 평가하는 것보다는 그냥 제 음악을 들었을 때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자작곡·직접 찾은 음악인들로 음반
“이젠 내것을 말하는 가수 되고파” “시귀르 로스도 좋아하구요, 데이미언 라이스도 많이 듣고….” 좋아하는 뮤지션을 묻자 그의 입에선 대중들에겐 낯설 수 있는 외국 가수들 이름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 낯선 이름들은 6년 만에 나온 박지윤(28·사진)의 일곱 번째 앨범 <꽃, 다시 첫 번째>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 <꽃, 다시 첫 번째>는 올해 상반기에 나온 가장 의외의 앨범이다. 섹시한 몸동작과 함께 “난 이제 소녀가 아니”라며 “할 줄 알아?”라고 묻던 박지윤은 이 앨범에서 어쿠스틱한 음악들에 맞춰 “그대는 나무 같아”라고 조용히 노래한다. “예전부터 조용한 음악들을 좋아했어요. 쉬는 시간 동안 저에 대한 정체성을 많이 찾을 수 있었구요. 어렸을 때는 십대 가수로서 최선을 다했던 거고, 지금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가 아니라 앞으로의 갈 길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음악이 바뀌었다고 과거를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16살에 처음 데뷔를 했다. 가수뿐 아니라 모델, 연기도 병행했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건지,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건지를 묻자 “뭘 하고 싶다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그냥 들어오는 일을 할 뿐이었다”고 답했다. 화제가 되었던 ‘성인식’에서의 변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철저히 기획자의 의도였죠. 억지로 했다기보다는 그때 워낙 어렸기 때문에 내 주장을 편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시절이었어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그 상황에 맞춰서 열심히 안무 연습을 하고 노래를 했던 거죠. 그때는 내 것을 내비치고 내 의견을 말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8년 동안 쉼 없이 음악과 연기를 병행했지만 자기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앨범을 발표하면 의무처럼 출연해야 하는 예능 프로도 부담이었고, 루머들도 그를 힘들게 했다. 연예 활동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타 연주와 작곡을 배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앨범에 참여한 조윤석(루시드 폴), 김종완(넬), 김용린(디어 클라우드) 등 의외의 인물들도 모두 직접 섭외했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인들이었다. 앨범에는 이들의 곡과 박지윤의 자작곡들이 어쿠스틱한 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완전한 ‘음악작가’가 된 이상은의 행보와 비슷한 것 같다는 얘기를 하자 앨범을 낸 뒤 종종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상은 선배님처럼 자기 색깔을 확실히 지닌 아티스트가 된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노래에 담긴 제 진심이 전달됐으면 하고 바라요. 누가 나를 대단하게 평가하는 것보다는 그냥 제 음악을 들었을 때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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