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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인디 음반사’ 춘추전국시대

등록 2010-01-19 19:39수정 2010-04-29 14:23

지난 15일 인디 음반사들의 ‘레이블 마켓’이 열리고 있는 서울 홍대 앞 케이티앤지 상상마당 3층에서 3호선 버터플라이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5일 인디 음반사들의 ‘레이블 마켓’이 열리고 있는 서울 홍대 앞 케이티앤지 상상마당 3층에서 3호선 버터플라이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홍대앞 ‘레이블 마켓’ 70여곳 참여 열기 후끈
마케팅·유통 등 협업 활발…외국시장 노크도
요즘 서울 홍대 앞 케이티앤지 상상마당 3층에선 독특한 장이 열리고 있다. 이름하여 ‘레이블 마켓’. 웬만한 인디 음반들은 죄다 모였다. 지난달 19일 개장해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

지난 15일 찾은 레이블 마켓에선 인디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전시장한켠의 무대는 소박했지만, 열기는 여느 공연장 못지않게 후끈했다. 기타를 치던 성기완이 말했다.

“저쪽을 보니 인디 음반들이 참 많군요. 어딘가 우리 음반도 있을 텐데, 마치 우리가 음반에서 튀어나와 공연하는 것 같네요. 어려운 여건에서도 꾸준히 음반을 내는 인디 레이블 여러분들, 정말 존경하고요. 인디 음반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는 이런 자리도 소중한 것 같습니다.”

조용진 상상마당 기획팀장은 “올해로 3회째인데,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30% 늘었다”며 “주말 무료 공연과 오는 29~31일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리는 ‘독립 음반 만세 콘서트’를 통해 인디 음악인이 대중과 직접 만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켓에 참여한 인디 레이블만도 70여곳. 최근 <한국의 인디 레이블>이라는 책을 펴낸 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음반 한 장 내고 만 곳 말고 제대로 활동하는 인디 레이블만도 100곳 이상은 될 것”이라고 했다. 가히 인디 레이블 춘추전국시대다.

인디 레이블이 급증한 것은 2000년대 초반 홈 레코딩 시스템이 퍼지면서부터. 이전에는 스튜디오 등 시설을 갖춰야 음반 제작이 가능했기에 탄탄한 자본이 필요했다. 하지만 컴퓨터만 있으면 집에서도 음반을 만드는 시대가 되면서 누구나 레이블을 차리고 음반을 낼 수 있게 됐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된 붕가붕가 레코드는 지금도 컴퓨터로 시디(CD)를 하나하나 구워내는 가내수공업 레이블로 유명하다.

이렇게 생겨난 레이블들은 저마다 색깔을 뚜렷하게 내세운다. 모던록, 펑크록, 헤비메탈, 힙합, 일렉트로니카 등 음악 장르별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장르들을 두루 수용하는 레이블이라도 나름의 스타일을 견지한다. 요조가 소속된 파스텔 뮤직은 특유의 달콤하고 말랑한 사운드로 방송, 광고 등 오버그라운드 무대를 공략해 색깔을 확립한 경우다.


최근에는 레이블 간 분업·협업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예가 몇몇 레이블이 다른 작은 레이블들의 홍보·마케팅을 대신 해주는 경우다. 국카스텐, 검정치마 등이 소속된 루비살롱 레코드는 허클베리핀 소속사인 샤 레이블의 홍보·마케팅을 맡고 있다. 비트볼 뮤직, 해피로봇 레코드, 파고 뮤직 등도 다른 레이블의 홍보·마케팅 활동을 대신 한다. 미러볼 뮤직은 인디 음반의 온·오프라인 유통을 전문으로 한다. 이봉수 비트볼 뮤직 대표는 “인력과 자본의 한계가 분명한 인디 레이블로선 이런 역할 분담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몇몇 인디 레이블은 외국 레이블과 교류에 나서기도 한다. 도프 엔터테인먼트, 루비살롱 레코드, 비트볼 뮤직 등은 일본, 대만, 유럽 등지로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박준흠씨는 “국내 인디신에는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준 높은 음반들이 많다”며 “외국 인디 레이블과의 교류를 활성화해 시장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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